워싱턴포스트는 18일(현지시간) 중동 전문가를 인용해 “IS는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지하 네트워크를 발전시켜 왔다”고 지적했다. 19일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IS의 회피 전술인 베트콩식 땅굴을 소개했다. WSJ에 따르면 쿠르드족이 지난 13일 IS로부터 탈환한 이라크의 신자르에서 무수한 땅굴이 발견됐다. 쿠르드 장교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땅굴이 많다”며 “한 땅굴은 거리의 상점으로 향하고 폭탄 공장으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땅굴 안에선 공습에 대비해 콘크리트로 만든 방공호가 발견됐다. 방공호 위의 민가는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다. 일부 땅굴에선 커피를 내리는 커피 추출기가 설치돼 있었고 환기를 위한 통풍 파이프까지 가설됐다.
IS, 지하로 거점 옮겨 두더지 작전
땅밑 상점~집~ 폭탄공장 연결
연합군이 맹폭해도 격퇴 한계
매케인 “미 지상군 1만 명 필요”
이 때문에 단순 공습만으로는 IS 격퇴에 한계가 있으며 지상군을 강화한 ‘역(逆) 두더지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쿠르드족은 신자르 탈환 때 세 방향으로 공격하면서도 IS의 도주로를 열어줬고 연합군은 IS가 도주하는 과정에서 노출되자 공습을 가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그간 지상군 투입을 주장해왔던 미국의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은 19일 ‘프랑스24’와의 인터뷰에서 “IS를 격퇴하려면 아랍 주요국,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 프랑스 등 동맹군과 더불어 미 지상군 1만 명가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군이 (이라크를) 떠났을 땐 IS 같은 것은 없었다”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지상군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에는 궤를 같이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IS 격퇴전에서) 성공하려면 IS로부터 영역을 실질적으로 되찾을 지상군과 공습을 결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격퇴 능력을 갖춘 지상군이라는 표현으로 지상군 증원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 지상군에 대해 “우리가 대신할 수 없다”고 밝혀 대규모 미군 파병이 아닌 이라크군과 쿠르드족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럼에도 클린턴 전 장관은 시리아에 미군 특수부대 50명을 파견하는 데 대해 “더 늘리는 것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미군이 현재보다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취지로 오바마 대통령의 IS 격퇴 정책보다 한 발 더 나아갔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하선영 기자 mfemc@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