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텔레그램, IS 채널 78개 폐쇄

중앙일보

입력 2015.11.19 16:41

수정 2015.11.19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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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 프로그램인 텔레그램이 18일(현지시간) IS 관련 채널 78개를 폐쇄했다.

텔레그램은 이날 성명에서 ”IS가 선전을 위해 텔레그램 채널을 사용해왔다는 것 알고 놀랐다“며 “현재까지 12개 언어로 이뤄진 IS 관련 채널과 봇(자동응답 메신저) 78개를 인지하고 폐쇄했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사용자들이 불법 자료를 보다 쉽게 신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독일 베를린에 근거지를 둔 메신저 서비스인 텔레그램은 보안이 뛰어나고 정보기관의 사찰이 어렵다. 이 때문에 IS는 텔레그램을사이버 선전 플랫폼으로 활용해 왔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주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활동이 모두 막히자 IS는 텔레그램으로 사이버 근거지로 삼은 것이다. 테러 공격 예고와 실행 사실, 신입 조직원 모집이 이 메신저를 통해 가능했다.

특히 지난 9월 텔레그램에 채널 기능 도입으로 손쉽게 여러 구독자에게 글과 사진, 동영상을 전파할 수 있게 되면서 IS가 가장 선호하는 선전 도구로 부상했다. IS 지지자들이 만든 ‘나셰르’라는 텔레그램 채널은 구독자 수가 1만 명이 넘는다.


텔레그램이 관련 채널 폐쇄에 나섰지만 IS를 완전히 몰아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IS 조직원 간 개인적으로 하는 대화는 폐쇄 대상에 속하지 않고 모든 채널에서 이들의 활동을 걸러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텔레그램의 이날 조치에도 19일 현재 여전히 IS 관련 채널이 다수 남아있다. 그 중 몇개의 채널에선 "IS를 향한 전쟁이 시작됐다. 이들이 우리 정보를 내 놓을 수 있다. 그 어떤 것도 안전하지 않으니 주의하고 앞으로는 가상사설망(VPN)을 사용하라"는 공지를 올렸다.

텔레그램이 기존의 입장을 바꿔 폐쇄 조치에 돌입했지만 ‘테러를 방치했다’는 비난은 끊이지 않고 있다. 텔레그램 창업자인 파벨 두로프는 이미 지난 9월 한 행사에서 IS가 텔레그램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답변한 바 있다. 성명을 내면서 새삼 “놀랐다”는 반응을 보인 것은 ‘쇼’라는 것이다. 두로프는 당시 ”(알고서도) 편히 잠을 잘 수가 있는가”는 질문에 “궁국적으로 프라이버시 수호가 테러와 같은 나쁜 일에 대한 공포심보다 중요하다”는 소신을 밝히고 IS를 활동에 대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파리 테러 직후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IS만큼 프랑스 정부의 책임도 크다”고 올리면서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에게 높은 세금을 받아 중동에서 쓸모없는 전쟁을 하고 북아프리카 이민자들을 위한 ‘기생적 사회주의 천국’을 만드는데 쓰고 있다”면서 이처럼 주장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