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는 박스권에서 오락가락하고 있다. 금리와 반비례하는 채권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12월 기준금리 인상설로 인해 약세다. 그렇다고 1%대 금리의 시중은행에 돈을 맡길 엄두가 나지 않는다. 투자자가 ETF를 비롯한 파생상품에 눈을 돌리는 이유다. 하지만 이들 상품은 일반인에겐 멀게 느껴진다. 운용 방식이 복잡해서다. 여기에 비슷한 알파벳 줄임말로 돼 있어 종류마저 헷갈린다. 특히 ETF를 비롯해 상장지수채권(ETN), 주식워런트증권(ELW), 주가연계증권(ELS) 등 E로 시작하는 상품이 많다. 이들 상품은 어떤 점이 다를까.
ETF는 특정 지수나 종목들을 펀드처럼 묶어 증시에서 주식처럼 자유롭게 거래하는 상품이다. 펀드와 주식을 혼합했다고 보면 이해가 쉽다. 일반 펀드처럼 높은 운용수수료를 낼 필요가 없다. 국내주식형 ETF의 경우 매매수수료만 내면 된다. 채권·해외주식형 ETF 등은 수익이 나면 15.4%의 배당소득세를 낸다. 내년에 도입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서 펀드와 함께 비과세 혜택을 받는 주요 상품이다.
저금리·박스피 시대 두각
유동성 좋은 상품 고르고
손실 한도 감안 투자해야
ELS는 종합주가지수나 특정 기업의 주가를 기초자산으로 해 투자한다. 정해진 기간(보통 6개월)마다 이들 기초자산 지수가 정해진 요건을 충족하면 원금에 정해 놓은 수익률을 붙여 돌려준다. 하지만 손실을 입는 조건도 정하기 때문에 원금을 잃을 수 있다. 이로 인해 요즘은 변동성이 큰 종목기반 ELS보다는 코스피200 등 주가지수 기반 ELS가 대부분이다. 최근엔 ELS보다 수익률은 낮지만 원금이 보장되는 파생결합사채(ELB)도 나오고 있다.
ELW는 일정 수의 주식을 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워런트)’를 사고 파는 상품이다. 살 수 있는 권리(콜)와 팔 수 있는 권리(풋)가 있어 주가의 상승과 하락에 모두 대응할 수 있다. 콜 ELW의 경우 만기일에 사기로 한 가격이 기준가보다 낮으면 그 차이만큼 이득을 볼 수 있다. 반면 행사가가 기준가보다 높으면 산 가격만큼 손해를 본다. 2010년엔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1조원을 넘었지만 2011년부터 기본예탁금이 1500만원 이상 돼야 투자할 수 있어 현재는 하루평균 거래대금이 900억원가량으로 쪼그라들었다.
이기욱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투기성향은 ELW, ETF·ETN, ELS 순으로 높다”며 “자금이 부족하면 손해를 볼 수 있어 유동성 좋은 상품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초자산에 따라 상품 성격이 판이하게 달라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손실 한도와 투자 성향에 맞춰 신중히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