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재정난으로 국부펀드의 돈을 회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중동의 산유국이 대표적입니다.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재정이 어려워지자 여기저기 투자해뒀던 자금들을 회수하기 시작한 겁니다. FT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금융청(SAMA)는 최근 정부의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6개월간 최대 700억달러 규모의 해외 자산을 회수했습니다. 유럽 최대 산유국이자 세계 최대의 국부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노르웨이의 정부연금펀드(GPFG)도 정부의 2016년 예산안 부족분을 충당하기 위해 자산을 헐어야 하는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국부펀드의 대부분은 주주나 투자자를 의식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소유 지배구조나 의사결정 과정, 자산운용 등에 대한 실태를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부펀드연구소(SWFI)가 산정하는 투명성 지수 평가에 따르면 노르웨이·싱가포르·호주의 국부펀드가 10점 만점에 10점, 한국은 9점 등으로 투명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비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은 지수 산정이 4~6점 정도에 불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