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의 우려가 높아지자 각국 정부는 대응에 나섰다. 호주의 버나비 조이스 농업장관은 27일 “가공육을 담배 같은 1급 발암물질과 비교하는 건 코미디”라 고 비난했다. 호주는 세계 최대 육류 수출국 중 하나로 육류 소비도 세계 최상위권이다. 950억 달러(약 107조원) 규모의 시장을 가진 북미육류협회(NAMI)도 “IARC의 연구 결과는 데이터를 쥐어짜 특정 결론을 조작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베스티 부어런 NAMI 부회장은 “가공육 소비 최상위권인 스페인·이탈리아·프랑스 등 지중해 연안 국가들은 세계에서 가장 긴 기대수명을 기록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홍콩식음료협회도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IARC는 가공육에 들어가는 어떤 첨가물이나 보존제가 직접적인 발암물질로 작용하는지 정확히 설명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WHO가 가공육과 육류에 대한 위험성을 과장해 소비자들에게 불필요한 공포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전세계 육류·육가공·식품업계
“데이터 쥐어짜 특정 결론 조작?
전문가 “많이 안 먹으면 문제 없어”
소비자 “아이들 좋아하는데” 불안?
식약처 “점검 뒤 가이드라인 제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WHO 발표를 토대로 국내 가공육·붉은 고기에 대한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식약처 관계자는 “앞으로 현장 실태 점검, 위해성 조사와 함께 전문가 의견도 들어볼 계획이다. 이를 종합해서 가이드라인으로 국민에게 제시하겠다”이라고 말했다.
◆미국선 ‘인육 핫도그’ 논란도=WHO의 발표 이후 미국에서는 ‘인육 핫도그’ 논란까지 터졌다. 식품 분석기업인 ‘클리어푸드’는 미국에서 판매 중인 75개 브랜드의 핫도그와 소시지를 분석한 결과 전체 2%에서 사람의 DNA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사람 DNA가 포함된 이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제조 과정에서 위생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소아·이동현 기자 ls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