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성적이 좋지 않아도 내년부터는 해군과 공군에서 복무할 수 있다. 병무청이 내년 1월부터 입영하는 지원병(모집병)부터 고등학교 성적을 반영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병무청 관계자는 26일 “기존에는 고등학교 재학 시절 성적이 모집병의 당락을 좌우했다”며 “고등학교 때 성적보다 자격이나 면허·전공 위주로 평가요소를 개선해 군 생활이 직장과 학업의 연장선이 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해군(해병대 포함)과 공군은 그간 대학 재학생, 대졸자, 고졸자를 막론하고 ▶고교 성적(35점) ▶고교 출결(45점) ▶가산점(20점)으로 모집병을 뽑아왔다. 하지만 ▶전문자격증 여부를 포함한 자격심사(40점) ▶대학 전공(30점) ▶고교 출결(10점) ▶헌혈·사회봉사·독립유공자 가족 등에 주는 가산점(20점)으로 선발기준을 바꿨다.
내년 1월 입영 지원자부터 적용
육군 영어 어학병도 무작위 추첨
또 1차에서 정원 대비 200%를 토익이나 토플 고득점 순으로 선발하던 육군 영어 어학병의 경우 기준점수 이상 자 가운데 전산으로 무작위 추첨을 하기로 했다.
육군 일본어 어학병은 일본 거주기간에 따른 특혜제도를 폐지하고 1차 선발제도를 신설해 정원의 300%를 기준점수 이상 자 가운데 전산으로 무작위 선발할 예정이다. 해군과 해병대가 어학 우수자를 선발할 때 적용하던 해당 언어권 거주자 가산점(1년 5점, 3년 10점)도 폐지했다. 이 밖에 육군의 야전공병·105㎜견인포·155㎜견인포·155㎜자주포 복무자를 지원병에서 일반병(징집병)으로 전환했다.
병무청 관계자는 “내년 1월 입영을 희망하는 사람들부터 새로운 제도가 적용된다”며 “내년 1월 입영자들의 원서접수는 오는 11월부터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병무청은 지원 시 합격 가능성을 미리 파악할 수 있는 ‘합격 가능 예측 자가진단 시스템’을 구축해 12월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현재 총점만 공개하고 있는 불합격자의 점수는 12월부터 세부항목별 점수 확인이 가능해진다. 새로운 현역병 모집 제도의 구체적인 내용은 병무청 홈페이지(www.mma.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