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공원서 패션쇼·다이빙 … 쏟아진 시민 아이디어

중앙일보

입력 2015.10.27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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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림동 청소 차고지는 지화화하고 그 위에 서울역고가와 연결되는 공원을 만들어 주세요.”(중림동 지킴이)

 “고가에서 빙글빙글 내려오는 미끄럼틀을 만들 순 없나요?”(청파초등학교 4학년 윤모양)

공모 265건 중 129건은 적용 가능
박원순 시장 “설계에 반영 노력”

 형형색색의 포스트잇 수백 개가 교실 칠판만한 게시판을 물들였다. 지난 24일 오후 서울 청파어린이공원에서 열린 ‘WE MAKE 서울力 가을산책’에서 시민들은 서울역고가에 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주민들이 낸 소중한 의견들을 고가 설계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8월에도 ‘서울역 7017 운영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20개의 우수 시민 아이디어를 선정했다. ▶여름마다 인공풀장을 만리동 광장에 조성해 고가 다이빙 대회를 개최하거나(지승환씨) ▶만리동 주변 봉제공장에서 만든 옷으로 고가 위에서 패션쇼를 하고(황세희씨) ▶고가 상부에 레일바이크를 설치해 관광 상품화하는 방안(윤동현씨) 등 재기발랄한 의견들이 접수됐다. 오해영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시민 아이디어를 검토한 결과 공모전에 제출된 265건 중 129건(49%)이 실제로 서울역고가에 적용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서울시 계획대로라면 서울역고가 공원는 2017년 4월 완공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지난 5월 네덜란드 건축가 비니 마스 의 출품작 ‘서울수목원’을 당선작으로 발표했다. 이어 내부 논의를 거쳐 지난 9월 말 기본 설계안을 확정했다. 서울스퀘어 빌딩 등 주변 5개 건물과 연결되는 통로, 남대문 시장 확충 등 고가 공원의 기본적 뼈대만 결정된 상태다.


 고가 공원의 구체적인 모습을 담은 세부 설계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황인식 서울역일대 종합발전기획단장은 “교통안전시설과 문화재 심의를 통과해야 세부 설계안을 마무리 지을 수 있다”며 “고가 설계에 시민들 의견을 반영하는 작업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