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단지들 어깨동무

중앙일보

입력 2015.10.26 00:01

수정 2015.10.2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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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반포3차 아파트에 3개 단지의 통합 조합설립 인가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황의영 기자]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3차·23차와 경남아파트. 세 단지는 반포한강공원을 끼고 서로 맞닿아 있지만 단지 규모와 주택형 등이 다르다. 그러나 이들 단지는 하나로 묶여 재건축된다. 강용덕 통합 조합장은 “재건축되면 3000여 가구의 한강변 랜드마크 단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웃한 아파트 여러 곳을 한데 묶어 개발하는 ‘통합 재건축’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단지마다 개별적으로 짓는 기존 재건축 방식에서 개발범위가 넓어지는 것이다. 개발이 마무리되면 같은 브랜드로 수천가구 규모의 대단지가 될 수 있다.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이 사업이 활발하다. 잠원동 한신4지구 5개 단지(신반포8·9·10·11·17차) 통합추진위는 주민으로부터 조합설립을 위한 동의서를 받고 있다. 강남구와 송파구에서도 통합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이웃 아파트 한 데 묶어서 개발
집 값 오르고 공사비 줄이고
신반포3차·23차 + 경남아파트
신반포8·9·10·11·17차도 추진

 추진 대상 아파트 값은 강세다. 신반포3차 99㎡형은 연초보다 1억5000만원 이상 뛰어 13억원에 매물이 나온다. 경남 131㎡형 역시 같은 기간 2억원가량 올랐다.
 

 개별 재건축에 비해 이점이 적지 않다. ‘덩치’가 커져 지역 랜드마크로 뜨는 경우가 많다. 반포동 고려공인 황은숙 사장은 “단지 규모가 커지면 학교 등 교육시설과 수영장 같은 부대시설을 들이기 쉽고 녹지도 많아진다”고 말했다.

 단지를 효율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 일조권이나 조망권을 확보하기 쉽게 동간 거리를 넓게 배치하는 식이다. 사업성도 괜찮을 것 같다. 건축자재 등을 대량으로 구입해 공사비를 줄일 수 있어서다. 공원 같은 기반시설이나 커뮤니티시설을 중복해 지을 필요도 없다.

  투자성은 어떨까. 신반포3차의 경우 99㎡형이 같은 크기로 옮겨갈 때 추가분담금은 1억2300만원으로 추산된다. 현재 시세가 13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14억2300만원에 사는 셈이다. 바로 옆 아크로리버파크 같은 크기 분양권 시세는 16억~18억원이다.


 전문가들은 통합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는 흐름이 확산될 것으로 내다본다. 신한금융투자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가구수가 적은 단지는 사업성 확보가 어려우므로 인접한 단지와 합치려는 움직임이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투자에 앞서 주의해야 할 점도 많다. 단지마다 아파트를 배정받을 수 있는 땅 평가액 등이 달라 조합원 간 이해관계가 복잡해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 지자체와 용적률·기부채납 등에 대해 협의해야 하는 것도 변수다.  

글, 사진=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