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경민씨는 10대 협연 전문이라고도 하는데, 10대 밴드와 함께 무대에 서는 이유가 있나요.
- (홍경민) “프로들과 함께 했을 때 보다 아이들과 함께 했을 때 더 빛나는 무대가 있어요. 예를 들어 기존 가수들은 음이탈 하면 치명적이거든요. 그런데 여섯 살 짜리 아이는 ‘저어 멀리 동해바다 외로우운 섬~’ 이렇게 음정이 틀리고 버벅거려도 순수함 때문에 그게 또 매력이 될 수 있거든요. 그게 좋아요.”
- ‘불후의 명곡’과 같은 큰 무대에서는 좀 위험 부담이 있었을 텐데…
- (경민) “아이들에 대한 확신이 있었어요. 창환이 형(김창환 프로듀서)에게 놀러 왔다가 아이들이 연습하는 걸 처음 봤어요. 와 10대도 이 정도 연주를 할 수 있구나 싶었죠. 그래서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저도 10대 때 밴드활동 해봐서 알거든요. 잘 할 수 있는데 기회가 별로 없어요. 답답하죠. 사람들은 제가 ‘흔들린 우정’으로 데뷔한 줄 아는데 그 전에도 몇 곡 냈었어요. 성공할 줄 알았는데 완전 실패였죠. 그러다 ‘흔들린 우정’을 작곡한 김창환 프로듀서를 만났고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제가 아이들에게 기회를 줄 차례라고 생각해요.”
- 어찌 보면 이스트라이트는 참 운 좋은 밴드네요. 실력이 있어도 알아봐주는 이가 없으면 힘들잖아요. 이스트라이트는 SNS를 통해 캐스팅했다고 들었어요.
- (이석철·15·드럼) “페이스북에 귀여운 강아지 사진이 있길래 친구 요청을 했어요. 그 강아지 주인이 대표님(김창환 프로듀서)이셨죠. 대표님이 페이스북에 올린 제 영상을 보시고는 캐스팅 하셨고요.”
(김준욱·14·기타) “음악이 너무 좋아서 피아노도 쳐보고 플룻도 배워보고 하다가 기타를 치게 됐어요. 매일매일 연습 했는데, 하면 할수록 실력이 느는 것이 느껴져서 좋았지요. 그러다 작곡도 하게 됐고요. 이 정도면 사람들에게 보여줘도 괜찮겠다 싶어서 유튜브에 연주 영상을 올렸는데 그 영상으로 캐스팅 된 거죠. 신기했어요.”
(이은성·15·보컬) “저희 보컬 모두 (이우진·12, 정사강·13) 보이스키즈코리아 방송에 나갔던 유튜브 영상으로 캐스팅 됐어요.”
- 어린 나이에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 (사강)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셔서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어요. 7살 때 혼자 있기 무서워서 부모님 퇴근하실 즈음에 맨발로 집 밖에 마중을 나갔다가 도로 공사하는 곳을 잘못 디뎌 발을 데었어요. 이후 부모님께서 저를 이대로 집에 혼자 두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셨는지 드럼 학원에 다니게 됐습니다. 학원 원장님 눈에 띄어 록밴드도 하게 되고, 보이스키즈코리아에도 나가게 됐지요.”
(우진) “초등학교 2학년 때 시작했어요. 엄마가 노래 선생님이에요. 제자들 데리고 오디션을 보러 가는 길에 저도 따라갔지요. 그런데 저한테 노래를 시키시더라고요. 사람들 앞에서 노래 부르기 싫다고 울고불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어요. 그러다 덜컥 오디션에 붙은 거예요. 그 이후로 보이스 키즈도 나가게 되고 이렇게 좋은 대표님도 만나게 됐죠. 지금은 엄마에게 감사해요.”
- 홍경민씨는 10대 밴드였지만, 데뷔는 솔로로 하셨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 (경민) “아버지가 밴드 활동 하는 걸 싫어하셨어요. 음악 하는 걸 반대 하신 거죠. 그런데 어느 날 신문 기사를 보시고는 세상이 바뀐 것 같다며 허락해주셨어요. 단, 솔로로 활동하라는 조건이 붙었죠. 아들인 저 하나는 책임질 수 있지만, 다른 아이들은 그럴 수 없으니까요. 다른 친구들도 부모의 반대가 심했거든요.”
- 그런 반대를 무릅쓰고 음악을 꿈꾸는 10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 (경민) “G-DRAGON처럼 할 자신 있으세요? 그럼 하세요. 기를 죽이려는 게 아니라 현실입니다. 지금 하고자 하는 분야에서 최고라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어야 해요. 음악 한다고 하면 뭔가 있어 보이잖아요. 그런데 그 멋과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것이 힘들어요. 예를 들어 드럼을 배우면 어느 정도까지는 멋있기도 하고 재밌죠. 그런데 유명한 드러머가 되기 위해서는 손에 피가 날 때까지 연습해야 합니다. 음악 하려는 친구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 중에서 성공하려면 그 정도 자신감은 있어야죠.”
인터뷰가 끝나고 홍경민은 불후의 명곡에서 아이들과 함께 불렀던 노래를 다시 불렀다. 경민 삼촌과 함께 하는 무대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는 이스트라이트의 눈이 반짝거렸다. 베이스·기타·건반·드럼을 리드하며 함께 노래하는 그의 모습에서 프로다운 노련한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화려하고 멋진 무대 보다 음악하는 10대의 꿈을 응원하는 ‘선배’의 역할을 택한 가수 홍경민. 그런 그가 있기에 ‘즐거움을 주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이스트라이트의 꿈도 이루어질 수 있지 않을까? 김창환 프로듀서가 한국의 리키마틴을 탄생시킨 것 처럼.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음악을 하고싶다는 이스트라이트의 꿈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글=성슬기 인턴기자 tong@joongang.co.kr
사진=우상조 기자 woo.sangjo@joongang.co.kr
▶전국 600여 명 청소년기자단이 보고 느낀 세상을 TONG에서 만나세요. 이스트라이트 김준욱의 자작곡 ‘begin’ 영상을 보시려면 TONG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