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C방송 등 미국 언론들은 조지타운대 치매·파킨슨병 연구실 샤벨 모사 박사팀이 백혈병 치료제인 닐로티닙(제품명 타시그나)을 이용한 파킨슨병 치료방법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은 파킨슨병과 루이바디병(퇴행성 치매) 환자 12명을 대상으로 소량의 닐로티닙을 6개월간 투약한 결과 10명이 운동능력을 회복하고 증세가 호전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닐로티닙이 자가소화작용을 촉진시키는 점에 착안했다. 많은 양을 투약하면 자가소화작용으로 백혈병 세포를 죽이는 효과를 내지만, 소량을 오래 투약하면 세포가 죽지 않으면서 내부의 독성단백질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파킨슨병은 신경전달을 돕는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이 세포 안에 쌓여 발생한다. 도파민을 함유한 신경세포가 소실되면서 몸이 뻣뻣해지거나 제대로 가눌 수 없게 된다. 말이 어눌해지고 심해지면 음식물을 삼키기도 어렵다.
소량 투여 땐 독성단백질 없애
미국서 임상실험 12명 중 10명 호전
“치매 치료 획기적인 길 열릴 것”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정식 대규모 임상실험에 나설 예정이다. 임상실험을 통과하면 파킨슨병·헌팅턴병 같은 퇴행성 질병은 물론 알츠하이머병·루이바디병 등 치매치료에도 획기적인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닐로티닙은 28알에 1만 달러(약 1120만원) 가량으로 비싸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의약품이라는 장점이 있다. 다른 신약보다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의미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