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쉬워지고 있다. 하지만 수험생의 부담은 줄지 않았다. 쉬워진 만큼 상위 등급을 따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져 실수가 용납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영어 과목에서는 한 문제 차이로 등급이 갈리는 일이 적지 않다. 올해 6월과 9월 모의평가에서도 영어 1등급 컷은 원점수 기준 100점이었다. 실수로 한 문제라도 놓치면 1등급을 받을 수 없단 얘기다. 수험생들이 “쉬운 수능을 준비하는 게 더 어렵다”며 한숨을 쉬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영어 절대평가가 도입되는 2018학년도 수능부터는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고득점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한나 NE 능률 중고등개발2팀 연구원은 “영어 절대평가는 개별 학생의 절대적인 학습 성취도가 일정한 등급 기준에 도달하면 인원과 관계없이 해당 등급을 부여하는 방식”이라며 “상대평가로 치러지는 현재보다 훨씬 많은 학생이 1등급을 받게 돼, 1등급을 받지 못한 학생은 상위권 대학 진학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능 영어·절대평가 어떻게 대비하죠
올해 모의평가 한 문제 틀려도 2등급
“반복적으로 나오는 문장 패턴 알아야”
NE 능률 ‘수능 구문 빅데이터’ 2종 출시
구문 학습의 중요성은 많은 영어 전문가들이 강조해 왔다. 수험생은 수능의 어법과 독해 문제를 짧은 시간 안에 완성할 수 있는 문장과 지문으로 구성된 교재를 찾는 게 관건이다. 대학에 진학한 선배 수험생들은 하나같이 “수능 기출문제와 모의평가의 문제들이 가장 좋은 교과서”라고 입을 모은다. “누적된 기출문제를 보면 출제자들이 어떤 구문을 반복적으로 출제하는지 파악할 수 있고, 이는 다음번 수능의 경향을 예측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빅데이터”라는 얘기다. 박 연구원 역시 “수능 기출문제를 풀다 보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구문의 패턴이 있다”며 “매년 수능마다 문장의 길고 짧은 정도나 단어의 수준에서는 난이도가 달라지지만, 출제되는 구문의 유형은 거의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또 “평소 수능 기출문제와 모의평가에 등장하는 지문들을 토대로 꾸준히 구문 학습을 한다면, 수능에서 어렵고 생소한 문장을 만나도 정확하게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