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출신 건축가 비니 마스(57)는 지난 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마스는 같은 날 열린 ‘제3차 서울역 7017 시민위원회’에 참석해 기존 설계에서 수정된 부분을 설명하려고 방한했다. 그는 지난 5월 서울역고가 공원화 국제 현상 설계공모에서 출품작 ‘서울수목원’으로 당선했다. 올해 말까지 기본·실시설계를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건축가 김영준씨도 인터뷰 자리에 동석했다.
‘걷는 도시’ 서울 <7> 도심 수목원 청사진
설계공모 당선 건축가 비니 마스
“기존 설계안은 서울역고가 시작점에서 끝났다. 하지만 시장 활성화를 원하는 남대문시장 상인들이 고가 시작점을 연장해달라고 했다. 그래서 회현역까지 같은 콘셉트의 공간을 250m 더 연장하고 지하철에서 연결되는 진입로를 만드는 수정안이 나왔다. 보다 나은 보행 환경이 구축되길 기대한 것이다. 고가 위 편의시설도 주민들 아이디어를 반영해 화분 모양의 시설에 카페와 소규모 도서관, 공연 시설, 화장실 등을 배치하려 한다.”
- 고가 공원이 빌딩숲 속에 위치해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도 있다.
“고가 공원은 개척자의 역할이다. 주변과의 조화보다는 새로운 영감을 주는 게 목적이다. 회색 빌딩숲으로 둘러싸여 있는 공간에 식물이 모여 있는 이질적 녹색 보행로를 만들어 충격을 주는 것이다. 한 개의 선에 불과했던 녹색이 점점 주변 지역과 연결되면서 확장돼 궁극적으로는 구역 전체의 녹지를 늘리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하이라인 파크는 건물 뒤에 숨겨져 공원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서울역고가는 도심 전면의 주목도가 높은 공간에 있다. 여러군데서 볼 수 있기 때문에 위아래에서 모두 볼 수 있는 독창적 디자인을 적용할 계획이다.”
마스는 고가 공원 안에 서울 지역에 서식하는 많은 식물들을 집약적으로 배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수련에서부터 자작나무와 장미까지 서울에서 접할 수 있는 식물을 가급적 많이 모아 시민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현재 180여 개의 식물을 추렸다”고 설명했다. 또 “일종의 도서관처럼 이곳을 지나는 시민들이 영감을 받고 자신의 앞마당을 꾸미는 데 참고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 안전 문제와 계절적 한계는 어떻게 극복하나.
“기존에 있던 기반을 유지하면서 고가를 단단하게 보강할 수 있게 설계하고 있다. 하중이 분산되도록 편의시설과 식물 화분들을 배치할 것이다. 한여름과 한겨울의 문제는 전 세계 어느 광장·공원이나 직면하는 공통적 문제다. 물을 공급하는 노즐을 많이 설치하고 얼지 않게 하는 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다. 어떤 계절에도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