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는 회원국 간의 연간 무역규모가 1경2100조원(10조1800억 달러)에 달한다. TPP 회원국의 면면을 보면 중간재 위주의 수출구조를 가진 우리나라가 가입할 경우 높은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렇다고 마냥 유리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당장 국영기업 우대 금지, 어업용 면세유 제공 금지 등 우리가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조항들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국영기업을 우대했다간 무역보복을 당할 수 있다. 산업은행을 통한 기업 지원 등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당장 일본과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우리가 그간 어렵게 일군 자유무역협정(FTA) 성과와 경쟁 우위를 일본은 TPP 한 방으로 따라잡게 됐다. 가뜩이나 엔저를 무기로 전면 공세를 벌이는 일본 기업과 미국 시장은 물론 동남아 시장에서도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한다. 그렇다고 TPP에 불참하기도 어렵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한국이 TPP에 불참하면 GDP는 0.12% 감소하고 무역수지는 연간 1억 달러 이상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게다가 TPP는 경제 외에 외교·안보·국방을 망라해 전방위 영향을 미치는 공동 규약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이왕 늦은 것 TPP 가입을 너무 서두를 필요는 없다. 큰 틀 협상이 타결됐지만 구체적인 후속 합의와 참여국별 의회 비준을 거쳐 발효까지는 아직 먼 길을 지나야 한다. 한국은 TPP 회원국의 대부분과 FTA를 체결한 상황이라 TPP에 가입해서 얻는 실익이 확실치 않다. 시기와 조건을 면밀히 따져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참여 전략을 지금부터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