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와 티셔츠 차림의 범인은 글쓰기 강의가 열리는 강의실 창을 쏜 뒤 난입했다. 그는 교수 머리에 총을 겨눈 채 “이 순간을 수년간 기다려 왔다”고 말하며 즉결 처형하듯 사살했다고 CNN이 목격자를 인용해 전했다. 총격에 놀란 학생들이 바닥에 엎드리자 범인은 이들을 일어나게 한 뒤 한 명 한 명에게 “너는 기독교인이냐”고 물었다. 범인은 “기독교 신자”라고 답한 학생들에게 “좋아. 너희는 기독교인이니 하나님과 곧 만날 것”이라며 이들의 머리를 쐈다고 한다. 기독교 신자가 아니라고 답한 학생들은 다리 등 다른 부위를 쐈다. 범인은 이후 강의실을 옮겨 다니며 총격을 가했다. 총소리에 놀라 강의실 문을 닫으려는 여성에게 수차례 총격을 가하기도 했다. 퇴역 군인 출신의 학생 크리스 민츠(30)는 범인에게 맞서다 다리 등에 5발의 총탄을 맞고 병원에 입원했다. 30~40발가량 총을 쏜 그는 출동한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던 중 숨졌다.
오리건주서 10명 사망, 7명 부상
만남 사이트에 ‘조직화된 종교 싫다’
정서적 문제아 학습센터도 다녀
군인 출신 학생 맞서다 5발 맞아
올 9월까지 총기 사망자 9940명
오바마 “이제 정말 규제 나서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긴급 기자회견에서 “미국에서 일상이 돼 버린 총기 사건 해결을 위해 이제 정말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남을 해치고자 하는 정신질환자들은 어느 나라에나 있지만 이들이 몇 달에 한 번씩 총기 난사를 하는 나라는 선진국 중 미국이 유일하다”며 총기 규제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테러를 막기 위해 수조 달러를 들이고 수많은 법을 통과시켰는데 의회는 총기 사건으로 인한 인명 피해 자료를 모으는 것조차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테러대응연구소(START)의 글로벌테러리즘데이터베이스(GTD)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미국 내 총기 사망자는 9940명(자살 제외)에 달해 최근 45년 동안 미국 내 테러 사망자(3521명)의 3배 수준이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