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대적하지 못할 정도로 굳건하게 부자 순위 최정상을 지키는 헨리 시(Henry Sy, 1위)는 막강한 유통망과 금융 지주회사로 17억 달러를 더 벌었다.
경제 성장과 원자재 가격하락으로 부자들의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고 있다.
미디어 산업에서는 ‘라디오 킹’으로 불리는 프레드 엘리잘데(Fred Elizalde, 38위)가 순위 첫 진입에 성공했다. 필리핀에서 가장 오래된 라디오 방송국이자 국내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마닐라 브로드캐스팅 컴퍼니(Manila Broadcasting Company)를 운영하는 그는 다양한 호텔 자산도 보유하고 있다.
또 다른 미디어 산업의 거물인 GMA 네트워크(GMA Network)의 대주주 3인방인 길베르토 두아빗(Gilberto Duavit, 45위), 메나르도 지메네즈(Menardo Jimenez, 46위), 펠리페 고존(Felipe Gozon, 48위)의 재산은 올해 15% 가량 줄었다. 방송에서는 부의 감소가 사업상 수익 하락으로 보도했지만, 실질적인 원인은 선거 관련 광고의 부재에서 기인했다.
철광석 가격이 내려가며 알프레도 라모스(Alfredo Ramos, 50위)의 재산도 54% 하락했다. 순위권 부자 중 가장 큰 하락폭이다. 현재 하버포트 센트럴터미널(Harbour Port Centre Terminal)의 소유권을 두고 부친과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데, 지방 법원에서는 승소한 상태다. 그가 보유한 보험회사 글로벌포트 900(Globalport 900)은 올해 증시 복귀 시도에서 실패하며 상장폐지기업으로 남아있다.
순위에 드는 최소 기준은 지난해보다 5000만 달러 낮아진 1억2000만 달러였지만, 이는 국민 복서영웅인 매니 파퀴아오에게 여전히 높은 진입 장벽이었다. 파퀴아오는 플로이드 메이웨더와의 경기에서 졌지만, 대전료로 1억6000만 달러를 거머쥐었다. 하지만 미국과 필리핀에서 낸 소득세, 수익의 20% 이상의 에이전시 수수료를 빼고 남은 재산으로는 순위에 오르지 못했다.
- 편집 KEREN BLANKFELD, 자료조사 AMBIKA BEHAL, CAROLINE CHEN, NEERJA PAWHA JETLEY, SEAN KILACHAND, SUZANNE NAM, JESSICA TAN 포브스 기자 / 번역 임채연 포브스코리아 기자·조명조 포브스코리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