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전수를 거부한 4개 기술은 ▶동시에 여러 목표물을 감시할 수 있는 고성능 위상배열(AESA) 레이더 ▶악천후에도 목표물을 찾을 수 있는 적외선 탐색 및 추적장비(IRST) ▶전자광학 표적 추적 장비(EOTGP) ▶고출력 전자파를 발사해 적의 전자기기를 무력화하는 전자전 재머(RF Jammer) 등이다. KF-X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기술로 꼽힌다. KF-X 사업은 1970년대에 들여온 노후한 전투기(F-4 등)를 2020년대 중반까지 고성능 전투기로 대체하는 사업이다. 사업비가 20조원 이상이다.
정경두 공군참모총장, 국감 답변
알면서 “기술 이전 가능” 공식 발표
문재인 “군이 국민 속인 것” 비판
김성찬 “차기 전투기 재검토해야”
방사청 관계자는 “협상 당시부터 록히드마틴사는 21개 기술은 줄 수 있지만 한국이 요구하는 4가지 기술은 미국 정부의 수출승인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이었다”며 “ 끝까지 노력한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담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계약서상 의무적으로 이행해야 할 정식 조건 중에는 4개 기술이 포함돼 있지 않은 만큼 계약 위반에 따른 추궁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방사청과 공군은 이전받기로 한 21개 기술과 관련한 사업은 11월 중 곧바로 진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4개 핵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선 비용과 시간이 필요해 사업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수출승인을 거부당한 4개 기술까지 이전받기로 했다고 발표했던 방사청의 경우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날 국감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사업자 선정 과정에 있던 지난해 국감 때는 방사청이 (반대급부를 얻는) ‘절충교역’을 통해 해당 기술을 이전받겠다고 설명했다”며 “국민도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군이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미국이 기술 이전을 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임은 알고 있었지만 공식화하면 미국 측이 아예 (4개 기술 이전에) 손을 놓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마지막까지 미국을 압박한다는 일종의 협상전술이었는데 결과적으로 말을 바꾼 게 됐다”고 해명했다.
정용수 기자nky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