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국가 비결은 개방·다문화

중앙일보

입력 2015.09.18 03:06

수정 2015.09.20 04:48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17일 서울 이태원초등학교에서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어울려 놀고 있다. [강정현 기자]

한국을 잘 아는 외국의 오피니언 리더들은 한국의 가장 큰 매력으로 ‘전통과 현대 문화의 공존’을 꼽았다. 본지와 경희대는 주한 외국대사 10명과 해외석학 14명을 e메일 인터뷰했다. 이들이 말하는 한국의 매력 1위는 문화(35.9%)다. 2·3위로는 경제성장(23.1%)과 과학기술(20.5%)을 선택했다. 클레어 펀리 뉴질랜드 대사는 “진화하는 전통과 역동적인 대중문화가 한국의 매력”이라며 “특히 K팝을 좋아하는 청년들에게 (한국 문화는) 더 넓은 세계를 보여주는 창이다”고 말했다. 에이미 맥레넌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도 “한국은 다양성과 창의성을 갖춘 강력한 문화유산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한국이 더욱 매력적인 나라가 되기 위해선 개방적인 자세와 다문화적 감수성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윌리엄 패터슨 호주 대사는 “국가 차원에선 개방성을 추구하지만 한국에서 활동하는 외국기업에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 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그레그 램버트 미국 시러큐스대 교수도 “인종적 편견과 다른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을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의 저자 임마뉴엘 페스트라이쉬(미국 하버드대 박사)는 “한국에 필요한 건 ‘다름’을 받아들이려는 개방·관용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매력 코리아 리포트]
과거 인종 학살 벌인 독일
지금은 “난민 도와야” 88%
준법·관용 시민교육의 산물
“다름 받아들이는 개방정신 … 한국 더 매력 있게 만들 것”

 실제로 본지가 경희대와 공동으로 시민 3068명에게 설문 조사해 보니 매력시민의 핵심 요건은 준법정신(25.6%)과 관용(14.4%)이었다. 사회질서를 지키는 시민의식과 ‘다름’을 받아들이는 개방성이 매력국가가 되는 전제 조건이다.

 설문 조사 결과 가장 매력적인 시민을 가진 나라는 독일이다. 81년 전 90%의 찬성률 로 총통이 된 히틀러는 폐쇄적 민족주의로 홀로코스트와 같은 인종 학살을 감행했다. 하지만 독일은 달라졌다. 최근엔 시리아 난민을 적극 수용하는 포용국가로 변신했다. 지난 4일 독일 공영 ARD방송 조사에서 독일 시민의 38%가 난민 폭증을 두렵게 여겼지만 88%는 그럼에도 난민을 도와야 한다고 답했다. 정진영 경희대 부총장(국제관계학)은 “독일 시민들의 관용정신이 메르켈 총리를 움직였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다양성과 관용을 중시하는 시민교육의 산물이다. 전쟁 후 독일은 초·중·고교와 성인 대상의 연방교육원에서 시민교육을 시작했고 통일 이후엔 ‘다양성’ 교육을 강조했다. 2000년대 엔 이슬람 문화 등 다문화 교육을 실시한다. 램 크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통일의 관점에서도 공존과 배려는 중요하다. 통일한국은 독일처럼 평화를 통해 번영해 나가는 또 다른 성공 스토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경희대 공동 기획

◆특별취재팀=윤석만·남윤서·노진호·정종훈·백민경 기자, 김다혜(고려대 영문학과)·김정희(고려대 사학과) 인턴기자 sam@joongang.co.kr
◆경희대 연구팀=정진영(부총장)·정종필(미래문명원장)·지은림(교육대학원장)·김중백(사회학)·이문재(후마니타스칼리지)·이택광(문화평론)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