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안 만났지만 … 오늘 중앙위 예정대로

중앙일보

입력 2015.09.16 02:55

수정 2015.09.16 03:07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15일 오후 서울 시내 모처에서 비공개 회동했으나 중앙위 개최 연기에 대한 합의에 실패했다. 왼쪽 사진은 이날 오전 국정감사를 위해 연평도를 방문한 문 대표, 오른쪽 사진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안 의원. [김경빈 기자], [국회사진기자단]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15일 전격 회동했다. 공천혁신안(국민경선단 100% 도입 등)을 처리하는 당 중앙위원회 개최를 하루 앞두고 열린 담판 성격의 비공개 회동이었다.

 회동 후 새정치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문 대표와 안 의원이 오후 6시부터 1시간20분 동안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며 “문 대표는 혁신안의 의미와 16일 중앙위 개최의 불가피성을 언급한 뒤 협조를 구했고 안 의원은 중앙위에서 혁신안 표결을 보류할 것을 주장했다”고 전했다. 문 대표가 안 의원의 요청을 수용하지 않음에 따라 중앙위는 일단 16일 예정대로 열리게 됐다.

문재인, 혁신안 보류 요청 거부
재신임 투표는 추후 논의하기로
양측 “회동 분위기 나쁘지 않았다”

 김 대변인은 또 “문 대표의 재신임 투표와 관련해서도 안 의원은 철회를 요청했고 문 대표는 추석 전까지 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 의견을 더 나누기로 했다”고 밝혔다. 재신임 투표 문제를 놓고 두 사람이 다시 만나는 시기는 “중앙위 이후 추석 전까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뚜렷한 합의는 없었지만 양측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안 의원 측은 “두 분이 대화를 충분히 나눴다”고 전했다. 또 다른 측근은 “안 의원은 밝은 표정이었다”고 했다. 특히 안 의원이 지난 13일 ‘문재인 대표께 드리는 글’이라는 공개서한을 통해 제안한 ▶낡은 진보 청산 ▶당 부패 척결 ▶새로운 인재 영입 등 세 가지 혁신안에 문 대표가 공감하면서 두 사람은 중앙위 이후 이의 실천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한다. 안 의원 측은 “국감 이후 안 의원이 제안한 ‘전당원 혁신 토론회’를 추진해 나가면서 혁신을 공론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표 측도 “‘안철수판 혁신안’에 대해 문 대표가 함께 노력하자고 한 것은 사실상 ‘문(문재인)·안(안철수)·박(박원순) 연대’의 첫걸음이라고 평가하고 싶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회동은 안 의원의 제의를 문 대표가 즉각 호응하면서 이뤄졌다. 안 의원이 중앙위 개최 연기와 재신임 철회를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문 대표에게 보내자 하루 뒤인 14일 문 대표는 “혁신안은 반드시 처리돼야 하고, 재신임 투표도 추석 전에 실시해야 한다”는 답변을 역시 공개서한(‘안철수 전 대표께 드리는 답글’) 형식으로 보냈다. 안 의원의 요구는 거절하면서 문 대표는 “(혁신안의 중앙위 통과 후) 힘을 모아 함께 혁신에 나서자”고 ‘협력’을 역제안했다. 한쪽으론 안 의원 요구에 손사래를 치면서도, 다른 쪽 손은 내민 형국이다. 이에 안 의원은 15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혁신의 본질에 대한 공통인식을 끌어낼 수 있다면 문 대표와 즉각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국회 국방위원인 문 대표는 이날 해병대 연평부대 방문차 서울을 떠났다가 오후에 귀경해 안 의원과 만났다.

글=김성탁·위문희 기자 sunty@joongang.co.kr
사진=김경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