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15일 전격 회동했다. 공천혁신안(국민경선단 100% 도입 등)을 처리하는 당 중앙위원회 개최를 하루 앞두고 열린 담판 성격의 비공개 회동이었다.
회동 후 새정치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문 대표와 안 의원이 오후 6시부터 1시간20분 동안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며 “문 대표는 혁신안의 의미와 16일 중앙위 개최의 불가피성을 언급한 뒤 협조를 구했고 안 의원은 중앙위에서 혁신안 표결을 보류할 것을 주장했다”고 전했다. 문 대표가 안 의원의 요청을 수용하지 않음에 따라 중앙위는 일단 16일 예정대로 열리게 됐다.
문재인, 혁신안 보류 요청 거부
재신임 투표는 추후 논의하기로
양측 “회동 분위기 나쁘지 않았다”
뚜렷한 합의는 없었지만 양측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안 의원 측은 “두 분이 대화를 충분히 나눴다”고 전했다. 또 다른 측근은 “안 의원은 밝은 표정이었다”고 했다. 특히 안 의원이 지난 13일 ‘문재인 대표께 드리는 글’이라는 공개서한을 통해 제안한 ▶낡은 진보 청산 ▶당 부패 척결 ▶새로운 인재 영입 등 세 가지 혁신안에 문 대표가 공감하면서 두 사람은 중앙위 이후 이의 실천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한다. 안 의원 측은 “국감 이후 안 의원이 제안한 ‘전당원 혁신 토론회’를 추진해 나가면서 혁신을 공론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표 측도 “‘안철수판 혁신안’에 대해 문 대표가 함께 노력하자고 한 것은 사실상 ‘문(문재인)·안(안철수)·박(박원순) 연대’의 첫걸음이라고 평가하고 싶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회동은 안 의원의 제의를 문 대표가 즉각 호응하면서 이뤄졌다. 안 의원이 중앙위 개최 연기와 재신임 철회를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문 대표에게 보내자 하루 뒤인 14일 문 대표는 “혁신안은 반드시 처리돼야 하고, 재신임 투표도 추석 전에 실시해야 한다”는 답변을 역시 공개서한(‘안철수 전 대표께 드리는 답글’) 형식으로 보냈다. 안 의원의 요구는 거절하면서 문 대표는 “(혁신안의 중앙위 통과 후) 힘을 모아 함께 혁신에 나서자”고 ‘협력’을 역제안했다. 한쪽으론 안 의원 요구에 손사래를 치면서도, 다른 쪽 손은 내민 형국이다. 이에 안 의원은 15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혁신의 본질에 대한 공통인식을 끌어낼 수 있다면 문 대표와 즉각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국회 국방위원인 문 대표는 이날 해병대 연평부대 방문차 서울을 떠났다가 오후에 귀경해 안 의원과 만났다.
글=김성탁·위문희 기자 sunty@joongang.co.kr
사진=김경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