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 가운데 세계랭킹(56위)이 가장 높은 안병훈은 17일부터 인천 베어즈 베스트 청라 골프장에서 열리는 제31회 신한동해오픈에 출전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다음달 8일 인천에서 개막하는 프레지던츠컵(미국 팀과 인터내셔널 팀 대결)까지 뛰었으면 더욱 좋았겠지만 그는 단장 추천선수로도 뽑히지 못했다. 대신 군 입대를 앞둔 배상문(29·캘러웨이·84위)이 추천선수로 선발됐다. 인터내셔널 팀 랭킹 12위(10위까지 자력 출전)였던 안병훈은 “지난 5월 BMW챔피언십 우승 이후 보여준 게 없다. 그래서 대표 탈락을 의외로 쉽게 받아들였다”고 털어놓았다. 안병훈은 2012년 발렌타인 챔피언십 출전 이후 3년 5개월 만에 국내 팬들 앞에 다시 선다.
“탁구스타 부모 안재형·자오즈민, 넘어야 할 산 아닌 영원한 영웅”
내일 개막 신한동해오픈 참가
JTBC골프 전라운드 생중계
올림픽 메달리스트 안재형과 자오즈민의 아들이라는 시선은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안병훈은 “골프와 탁구는 엄연히 다른 종목이다. 부모님과 나를 비교하는 건 당연하지만 부모님을 반드시 넘어서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낀 적은 없다. 엄마와 아빠는 뛰어넘어야 할 산이 아니라 언제나 변치 않는 나의 영웅”이라고 말했다.
한국어와 중국어·영어에 능통한 안병훈은 “아버지와 있을 땐 한국어, 어머니와 얘기할 땐 중국어로 대화한다. 대회 때는 영어로 공식 인터뷰를 한 뒤 한국어와 중국어로 별도로 인터뷰를 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키 1m87㎝, 몸무게 87㎏인 안병훈은 300야드를 훌쩍 넘기는 장타를 앞세워 유러피언투어 톱 랭커로 자리잡았다. 그는 “오랜만에 한국 팬들 앞에 서게 돼 기분이 남다르다. 앞으로 유러피언투어 7, 8개 대회에 더 나갈 계획이다. 레이스 투 두바이까지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탁구 스타인 부모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덕분인지 안병훈은 손 감각이 좋다. 어렸을 때 탁구에서도 재능을 드러냈다. 하지만 발이 느려서 선수가 되는 건 포기했다. 골프에서도 손 감각이 중요하다. 그는 “골프를 하길 잘 했다고 생각한다. 내 신체조건에 적합한 운동이기 때문”이라며 “정상급 선수가 되기 위해선 여전히 들쭉날쭉한 퍼트 실력을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라고 털어놓았다. JTBC골프가 대회 1~2라운드를 낮 12시, 3~4라운드를 오전 11시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