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에도 간도나 만주·연해주로 대규모 이주가 이뤄졌다. 연해주 정착 한인은 30년대 소련 정부에 의해 강제로 중앙아시아로 이주돼 ‘고려인’으로 사는 아픔도 겪었다. 20년대 일본이 제1차 세계대전 승전국으로서 경제 호황을 누리자 한인은 돈을 벌러 일본으로 떠났다. 32년 일본이 만주국을 건설하면서 한인을 대규모로 이주시키기도 했다. 37년 중일전쟁, 41년 태평양전쟁 이후엔 수많은 조선인이 광산과 전쟁터에 강제로 끌려갔다.
은퇴 이민에서 반퇴 이민으로 <상> 나라 밖 제2 인생 개척자들
한국인 해외 이주 역사
중동 특수가 한창이었던 80년대엔 중동이 주무대였다. 97년 외환위기 이후엔 캐나다·호주·뉴질랜드·동남아시아로 가는 ‘경제 이주’가 등장했다. 고학력 전문기술직 종사자를 우대하는 이들 국가로 고용이 불안한 30대 이상의 가장들이 나라를 떠났다. 2000년대 들어선 동남아시아와 중국으로의 이주가 두드러진다. 최근 이민 양상은 과거와 사뭇 다르다. 많은 사람이 한국에서의 경력과 자금을 바탕으로 사업과 투자를 하러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130여 년 동안은 식민지 지배와 전쟁 등으로 생긴 가난을 피해 쫓기듯 고향을 떠났다. 이제는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하거나 삶의 여유를 찾기 위한 이주가 늘고 있다.
◆의견 내주신 전문가들(가나다순)=구동본 세종학당재단 부장, 김동엽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이사, 김동준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장, 김영희 무역협회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장, 남장현 세계한인무역협회 팀장, 박종민 코이카 월드프렌즈 총괄팀장, 박현길 이노비즈협회 일자리창출팀장, 우재룡 한국은퇴연구소장,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주명룡 전 대한은퇴자협회장, 최숙희 한양사이버대 교수, 한명규 코라오그룹 부회장
◆특별취재팀=김동호 선임기자, 염지현·이승호 기자, 김미진 인턴기자 hope.bantoi@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