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헌 태국 파타야 감독, 북한 선수와 함께 돌풍

중앙일보

입력 2015.08.29 18:23

수정 2015.08.29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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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헌 태국 파타야 감독이 경기를 마치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남북 축구 감독과 선수가 함께 태국프로축구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태국 파타야 유나이티드는 지난 23일 치앙마이를 3-0으로 꺾고 4위(승점40)로 올라섰다. 한 경기를 더 치르고도 1부리그 승격 마지노선인 3위와 승점 1점 차다.

파타야는 지난해 2부리그 태국 디비전1으로 강등된 뒤 14위에 그친 그저 그런 팀이었다. 하지만 지난 4월 K리그 울산 코치를 지낸 임종헌 감독 부임 후 달라졌다. 리그컵에서도 1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 1부리그 세 팀을 연파하고 8강에 올라있다. 태국 1부리그 강팀 촌부리도 3-1로 꺾었다. 태국 내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임 감독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 북한대표팀으로 출전한 중앙수비 리광천과 한솥밥을 먹고 있다. 리광천은 태국 1부리그 무앙통에서 뛰다가 파타야에 입단해 주전 수비수로 활약 중이다.


남북 감독과 선수가 한 팀에 몸담는건 이례적이다. 임 감독은 "처음에는 조심스러웠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 서로 의지하며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을 부드럽게 대하는 임 감독에게 리광천도 마음을 열었다. 최근 남북관계가 미묘할 때 임 감독과 리광천은 축구 이야기만했다.

부평고 코치와 감독 시절 이천수, 최태욱, 김정우, 이근호, 하대성 등을 키워낸 임 감독은 태국에서도 유망주를 발굴하고 있다. 파타야는 1부리그 무앙통 유나이티드 위성구단 개념이다. 무앙통에서 경기에 뛰지 못하는 어린 태국선수들이 파타야에 임대된다. 최근 임 감독이 파타야에서 잘 성장시킨 핵심 선수 3명을 무앙통이 다시 데려갔다. 이후에도 파타야는 3승1무를 기록했다.

임 감독은 "프로에서 코치 생활을 오래하면서 감독에 대한 경험이 필요해 도전을 선택했다. 중국에서는 박태하 감독이 2부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고 들었다. 한국인 지도자에 대한 이미지를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