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를 뽑는 실력이 뛰어나 ‘슈 도사’로 불리는 울리 슈틸리케(61·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이 포르투갈에서 활약하는 석현준(24·비토리아)을 깜짝 선발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두 자리 뿐인 최전방 공격수에 ‘황태자’ 이정협(23·상주)과 1m90cm의 장신 석현준을 뽑았다. 9월 초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2연전을 맞아 정예 멤버로 꾸려진 대표팀에서 ‘석현준’이라는 이름은 낯설다. 석현준이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건 지난 2010년 7월 이란전 이후 5년 만이다. 24일 대표팀 명단을 발표한 슈틸리케 감독은 “석현준을 꾸준히 지켜봤다. 우리 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것” 이라고 말했다.
18세 때 아약스 첫 아시아선수 입단
부상으로 방출 뒤 사우디 등 떠돌아
지난 시즌 포르투갈서 10골 부활
슈틸리케 “골 결정력 부족 해결 기대”
3일 라오스 8일 레바논전 대비 발탁
하지만 샴페인을 터뜨리기엔 너무 일렀다. 석현준은 수 차례 부상을 당하면서 주전에서 밀려났고, 설 자리를 잃었다. 이후 긴 유랑이 이어졌다. 2011년 7월 흐로닝언(네덜란드)으로 이적한 것을 시작으로 마리티무(포르투갈), 알 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 나시오날(포르투갈)을 거쳐 올해 초 현 소속팀 비토리아(포르투갈)로 왔다.
대표팀은 다음달 3일(라오스전·홈)과 8일(레바논전·원정)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두 경기를 치른다. 유럽파가 총출동하지만 골잡이의 발굴은 여전한 숙제다. 슈틸리케 감독은 “석현준과 황의조(23·성남)에게 기대를 건다”고 말했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10골을 터뜨린 황의조 또한 주목할 만한 공격 옵션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올 시즌 성남 경기를 꾸준히 관전하며 황의조의 경쟁력을 점검했다. 지난해 12월 제주도 전지훈련과 지난 6월 A매치 대기 명단에 황의조를 올려 대표팀 적응 가능성도 검토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소속팀에서 출전 시간이 적은 유럽파 기성용·손흥민·이청용·구자철을 뽑은 이유에 대해 “경기에 꾸준히 나서지 못했지만 이 선수들을 믿는다”면서 “이들은 이전에도 믿음에 보답하는 플레이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수 아래로 여겨지는 라오스와의 경기도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