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는 23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남자 100m 결승에서 9초79를 기록해 결승선을 통과했다. 9초80에 결승선을 통과한 게이틀린을 0.01초 차로 제쳤다. 극적으로 정상에 오른 볼트는 2013년 모스크바 대회에 이어 이 종목 2연패에 성공했다. '육상 전설' 칼 루이스(미국·8개)를 제치고 대회 최다 금메달 기록(9개) 보유자도 됐다. 2005년 헬싱키 대회 이후 10년 만에 이 대회 정상을 노렸던 게이틀린은 눈물을 흘렸다.
대회 전부터 세계 최고 기록을 보유한 볼트와 올 시즌 최고 기록(9초74)을 낸 게이틀린의 맞대결이 관심사였다. 2013년 8월 이후 한 트랙에서 2년 만에 만난 볼트와 게이틀린은 여유를 잃지 않았다. 결승을 앞두고 볼트가 보유한 100m 세계 최고 기록(9초58)을 표현하는 피아니스트의 연주에 볼트는 익살스런 포즈를 취했다. 선수 소개를 할 때도 얼굴을 감췄다가 놀라는 표정을 보이며 관중들에게 서비스를 했다. "이번만큼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겠다"던 게이틀린도 카메라를 향해 문을 여는 듯한 포즈를 취하며 맞섰다.
출발 반응 속도에서 볼트는 0.159초로 9명 중 6위에 머물렀다. 게이틀린은 0.165초로 볼트보다 더 느렸다. 50m 지점부터 가속도가 붙은 둘 중에 마지막에 웃은 건 볼트였다. "세계선수권엔 다를 것이다. 2인자라고 생각한 적이 한번도 없다"고 한 약속을 지키듯 올 시즌 개인 최고 기록(9초87)을 가뿐하게 넘었다. 전광판을 통해 1위를 확인한 볼트는 두 팔을 쭉 뻗는 특유의 세리머니로 우승을 자축했다. 한편, 동양인으로는 유일하게 100m 결승에 오른 쑤빙톈(중국)은 10초06을 기록해 9위에 올랐다.
베이징=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