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대사는 “아베 총리의 역사 인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다고 보기에는 아직 의심이 남지만 역대 내각의 담화를 흔들림 없이 계승하겠다고 말하는 등 전향적인 노력을 보인 건 평가할 만하다”고 했다. 다만 “식민지 지배와 침략·반성·사죄 등 핵심 단어를 쓰면서도 침략과 사죄의 주체를 명확하게 표현하지 않은 건 아베 총리의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또 “말의 기교를 너무 부렸고 애매한 표현들을 썼다”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무 대신 숲을 보면서 한·일 양국이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아베 담화 나름대로 노력” 평가
-정상회담의 추가 계기가 필요한가.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면 제일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위안부 문제가 해결됐다고 모든 게 끝나는 건 아니다. 한·일 관계는 수백 년, 수천 년 가야 하기 때문에 설령 다른 문제가 생기더라도 극복하려는 정신 자세가 양국 지도자와 국민에게 필요하다.”
-위안부 문제가 정상회담 ‘선결 과제’란 입장에 변화가 있나.
“한국 정부는 위안부 문제가 정상회담의 전제는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다만 정상회담이 성과를 거두려면 사전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다. 입장에 변화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메시지는.
“아베 담화에서 위안부 문제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전시 상황에서의 여성의 인권·존엄성 등을 얘기한 건 일본이 문제 해결 의지를 조금 보인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도쿄=이정헌 특파원 jhleehop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