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은 “미국은 한 번도 샅바를 잡아보지 못한 씨름 상대를 만난 격”이라고 했다.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과 냉전에서 각각 싸워 이긴 독일·소련과 달리 중국은 인구·자원이 엄청나고 사회주의와 시장경제가 혼합된 전혀 새로운 상대여서 미국이 고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송 전 장관은 “미국은 중국을 절대 용인할 수 없는 상태라 긴장 고조가 불가피하다”며 “특히 미·중 갈등 자체보다 일본과 중국이 충돌할 가능성이 더 커져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평화 오디세이 2015] 8시간 끝장토론
미·중 관계 놓고 엇갈린 시각
“서로 절대 용인 못해 긴장 높아질 것”
“실용적 기질 공유 … 충돌 우려 적어”
그러나 신각수 전 주일대사는 “중국은 내부에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또 미국은 동맹국이 71개국에 달하지만 중국은 파키스탄 한 개 국가에 불과하다”며 양국이 직접 충돌할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이홍구 전 총리도 “미국과 중국은 실용주의와 상업적 기질을 공유하고 영토 확장을 꾀하지 않는 등 공통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이 태평양에서 기동 가능한 해군력을 가지려면 30~50년은 걸릴 것”이라며 “중국 지도층도 이를 잘 알아 미국과 충돌할 우려는 많지 않다”고 했다. 홍콩 민주화 시위에서 보듯 중국이 공산당 일당 체제에서 민주주의 국가로 변화할 가능성이 있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문정인 연세대 교수는 “무역 대국인 중국이 왜 해양을 봉쇄하고 미국과 충돌하려 하겠느냐”며 “미·중이 세력균형 관점에서 패권 다툼을 벌인다는 주장은 픽션”이라고 주장했다.
◆ 특별취재팀=강찬호 논설위원, 이영종·고수석 기자, 정영교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