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수로 꿈을 이루는 방법 말고, 다른 방법을 찾고 싶었어요.” 허군은 그 방법을 찾은 듯 하다. 요즘 그는 오는 광복절 있을 ‘h.our way’ 콘서트 준비에 한창이다. 그가 맏형으로 있는 팀 ‘아련새길’이 기획한 공연이다. ‘어리고 아름답게 새 길을 개척해 나가자’는 뜻을 담은 아련새길은 16~18살 고등학생 15명으로 구성된 팀이다. 대안학교인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생들로 가수·공연연출자·무대기획자·사진작가 등 저마다의 꿈을 갖고 있다.
광복절 콘서트 여는 ‘아련새길’ 팀
고교생 15명, 어른 도움없이 기획
크라우드 펀딩 … 전북서 첫 무대
패기는 가득했지만, 쉽지 않았다. 체계도 없었고 시간도 없었다. 무엇보다 15명의 개성이 제각각이라 의견 조율을 하다 다투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해체하자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제와서 포기할 순 없는 노릇이었다. 갈등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고자 각자 역할을 철저히 분배하고 카카오톡을 이용해 수시로 회의했다. 소통이 무엇인지, 하나하나 배워가는 시간이었다.
뮤지컬 기획자가 꿈이던 예주는 좀 더 다양한 문화 행사를 기획해보고 싶어졌다. ‘넌 안 된다’는 주위 사람들 말에 늘 의기소침하던 정연이는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가 생겼다. 늘 게으름을 피우던 준혁이는 책임감을 배웠다. 아련새길 멤버들에게 생긴 변화다. 허군은 “꿈을 꾸면, 그리고 행동하면 누구나 그것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도망치면 안 된다’고도 했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인 10대 또래들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얘기란다. 허군을 비롯한 아련새길 멤버들은 그렇게 또 한 뼘 성장하고 있었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