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문제는 접근성이다. 정석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광화문광장은 신호가 바뀌는 것을 기다렸다 횡단보도를 건너야만 갈 수 있는 공간”이라며 “현 상태에선 길을 걷다가 넓은 광장이 나오고 광장에서 여러 갈래 다른 길들로 이어지는 유럽의 광장과 같은 역할을 하기엔 무리”라고 말했다. 제해성 건축도시공간연구소장은 “좋은 광장이란 접근하기 쉽고 매력적이고 활력이 있어야 하는데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은 치명적 한계”라고 지적했다. 접근성 문제는 광장의 고립을 가져왔다는 평가다. 이은경 이엠에이건축사사무소장은 “인도와 단절된 광화문광장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교보빌딩 같은 주변 건물들과 열린 관계를 맺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광장에서 쉬다가 서점이나 박물관에 들르고 또 나와서 광장 벤치에 앉아 쉬는 것 같은 동선이 가능할 때 비로소 광장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석 교수는 “인사동길이나 가로수길이 재미있는 건 길을 걷다가 주변 건물들을 드나들 수 있기 때문”이라며 “광화문광장은 특별한 행사가 없는 한 굳이 찾아갈 이유가 없는 섬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접근성 나빠 섬 같은 존재”
정치색 배제, 시민 편의 위주 개선을
구체적으로는 교통량을 줄여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안창모 경기대 건축대학원 교수는 “도심 차량들이 광화문으로 모여들었다 흩어지는 상황”이라며 “도심 한가운데를 이런 식으로 차량에 내주는 선진국의 수도는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김나한 기자, 권혜민(고려대 경제학과) 인턴기자 kim.nah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