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한 수집가가 3년간 모은 것이다. 한국국토정보공사(구 대한지적공사) 강원지역본부 신동현(56) 본부장이다.
신동현 국토정보공사 강원본부장
독도 우표에 호기심, 3년간 모아
미발행본 포함 … “세계 제일” 자부
서울시립미술관 9월 말까지 전시
“3년 전 ‘독도 우표’를 처음 접하고 호기심에 모으기 시작했어요. 북한우표도록에 있는 것뿐 아니라 만들어놓고 유통시키지 않은 소위 ‘미발행우표’까지, 수량으로나 다양성으로나 세계 제일의 컬렉션이라고 자부합니다.”
북한은 세계적인 우표 생산국 중 하나다. 주민들에게 통치 이데올로기를 주입하는 수단인데다 외화벌이 창구도 된다.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비 일대기 시리즈를 낸다든가 입체우표·금박우표 등을 소장용으로 한정 생산한다. 폐쇄적인 독재국가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해외수집가들에게 인기가 있다. 신 본부장 역시 “지금까지 수천만원은 쓴 것 같다”며 “집에선 (두 손 들고) 내놓은 취미”라고 했다.
남북 간 직접 교류가 없다 보니 제3국의 딜러나 경매사이트를 통해 구매한다. 가장 최근엔 1953년 해방 8주년 기념우표를 이베이에서 105만원에 낙찰받았다. 이런 물품들을 국제우편으로 들여오는데 올 초 세관 표본검사에서 걸렸다. 국정원에서 찾아와 신원을 확인했을 땐 가슴이 덜컹했다. “우표수집이 불법도 아니고, 30년 공무원 신분에 정치사상적 혐의가 없으니 무마됐죠.”
일부 중복된 우표를 되팔기도 하는데, 그때마다 가격이 두세 배 오르는 걸 확인했다. 실제로 2013년 세계적인 투자 귀재 짐 로저스(로저스 홀딩스 회장)가 북한 금화·우표의 투자가치를 역설하면서 집중 매입하기도 했다.
“북한정권이 붕괴하면 가격이 더 오르겠죠. 일단은 빠짐없이 6500종을 다 모으는 게 목표예요. 통일된 뒤에 ‘북한의 실상이 이러했다’ 하는 자료가 되지 않겠어요?”
원래는 각국 화폐 모으는 게 취미라고 한다. 홈페이지(www.coinnara.org)도 운영한다. 6살 때부터 모은 게 북한화폐 100여 종을 포함해 총 2만여 종. ‘세계화폐박물관’을 갖는 게 꿈이다. 북한우표도 “적당한 박물관만 지어지면 미련없이 기증하겠다”고 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