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취업난과 관련해 우울한 소식이 자주 전해지고 있다. “계약직 채용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청년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취업난으로 공무원 임용 시험에 대졸자들이 몰리고 있다” “이번에 임용되는 임시직 50명 중 30명은 2년 뒤 평가를 거쳐 정직원으로의 전환이 확정돼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등 그리 밝지 못한 소식이 많다.
이처럼 취업이나 인사와 관련해 ‘채용’ ‘임용’이나 ‘임명’ ‘임면’ 등 비슷한 용어가 자주 나오는데 의미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우선 ‘임면’은 ‘임명/임용/채용’과 의미가 크게 다르다. ‘임면’은 임명과 해임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따라서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법률을 집행하고, 국군을 통수하며, 공무원을 임면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와 같이 쓸 수 있다.
‘임명/임용/채용’은 ‘사람에게 어떤 직무를 맡기다’는 공통된 의미를 지니고 있어 구분해 쓰기가 어렵다. ‘임명’은 “각 부서의 부서장 임명 문제로 사장님께서 인사부장을 부르셨다” “주주총회를 열어 새 대표이사를 임명할 예정이다”와 같이 기존에 있던 인물에게 새로운 일을 맡길 때 사용된다.
‘임용’과 ‘채용’은 새로운 사람을 뽑아 일을 맡긴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어 대체로 구별 없이 쓰인다. 굳이 구분하자면 ‘임용’은 직무를 맡기기 위해 사람을 쓴다는 데 방점이 찍혀 있고, ‘채용’은 새로 사람을 뽑는다는 데 무게중심이 실려 있다. 따라서 “드디어 신규 채용 공고가 나왔다”에선 ‘채용’이, “이번엔 반드시 교원 임용 고시에 합격해야 한다”에선 ‘임용’이 더 어울린다.
김현정 기자 kim.hyu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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