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수원 농어업체험관에 거는 기대

중앙일보

입력 2015.07.21 00:02

수정 2015.07.2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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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식
서해문집·파란자전거 대표
최근 발표에 따르면 귀농·귀촌 가구수가 지난해 기준 4만4586호로 2010년(4067호) 보다 크게 증가했다. 농어촌 체험마을을 찾는 방문객도 2014년 828만7000명으로 꾸준히 그 수가 늘어가는 추세다. 농업도 과학기술과 접목해 생산성이 크게 향상되는 등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바뀌고 있다.

 농어업은 한국 문화와 전통이 담겨 있는 역사요, 그 자체로 우리의 삶이다. 급변하는 기후 변화, 지구촌 인구 증가, 나아가 신흥 개발국의 폭발적인 식량 수요 등을 고려한다면 농어업이야말로 미래 우리 사회와 삶을 규정지을 블루오션임이 분명하다.

 주목해야 할 사실은 세계의 많은 미래학자가 그 어떤 자원보다 미래 지구의 평화를 위협할 자원으로 식량을 꼽고 있다는 점이다. 21세기 세계는 자원 전쟁 중이다. 우리는 앞으로 원유나 구리, 금 등의 자원보다 식량의 수요공급과 자급자족을 위한 농어업 기술발전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한국은 OECD 회원국 가운데 식량자급률이 30%도 채 안 되는 최하위권이다. 이러한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농어업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발전에 힘써야 한다.

 그러나 모두가 농사를 짓고 그물을 칠 수는 없는 게 사실이다. 그러기에 농어업에 대한 비전을 수립, 확산시킴으로써 미래 세대에게 확신을 갖고 행동할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을 불어 넣는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수원시 옛 농촌진흥청 자리에 농어업역사문화전시체험관 건립이 추진중이라는 소식이 들린다. 이 부지는 200년전 정조대왕이 축만제라는 제방을 쌓아 서호라는 저수지를 만들고 둔전을 개간한 지역이다. 지금도 축만제와 서호가 남아 있고 옛 둔전터는 우량종 개발을 위한 농업시험포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농업 근대화의 꿈이 서려있고 그 이후 농업과학의 산실인 농촌진흥청이 자리 잡았던 곳이기에 국민이 농어업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배우는 농어업역사문화전시체험관이 들어서기에 금상첨화인 곳이 아닐 수 없다.

 농어업역사문화전시체험관은 농어업의 과거와 현재 모습, 미래 첨단산업으로 자리 잡을 농어업의 중요성을 알리는 한편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농어업을 한층 더 친근하게 접할 수 있게 도울 계획이라고 한다.

 이곳은 우리 자신을 위해, 우리 후손을 위해 먹거리를 책임질 농어업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더 나아가 미래 산업 시장에서 농어업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투박하고 예스러운 1차 산업으로 취급받던 농어업에 대한 인식을 바꿀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어린이, 청소년이 스스로 농어업을 체험함으로써 식량문제 등 농어업의 중요성을 마음속에 새기게 해줄 것이다. 나아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새로이 농, 어업에 투신하는 시민의 교육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이러한 터전을 마련하는 것이야말로 21세기 대한민국의 미래 산업을 준비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김흥식 서해문집?파란자전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