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날 세미나에 패널로 나온 한ㆍ미 인사들은 일제히 현실성 부족을 지적했다. 황 위원장의 제안에 의견 표명을 피하고 있다가 한 청중이 ‘중국 핵우산’에 대한 입장을 묻자 개인적 의견으로 답하면서다.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 부차관보를 지냈던 에반스 리비어 브루킹스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한국의 민족주의보다 북한의 민족주의가 더 강력하다”며 “북한 김정은 정권은 중국군 병사 한 명이라도 국경을 넘어 북한 땅으로 넘어오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유명환 전 외교장관은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목적은 여전히 한반도의 적화통일”이라며 "북한의 이런 의도를 감안하면 중국의 핵우산이 실현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적화통일을 꾀하는 북한이 중국 핵우산에 응할 리가 없다는 의견을 우회 표현했다. 캐슬린 스티븐슨 전 주한 미국 대사도 세미나후 기자의 질문에 “중국은 북핵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현실성이)좀 떨어지지 않나”라고 했다. 이날 익명을 요구한 한 한국측 참석자는 “중국 핵우산은 통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이와 관련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우리 대북 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비핵화에 이은 한반도 통일”이라며 “그런데 중국이 핵우산으로 북한 안보를 보장하는 것을 국제 사회가 공인하면 통일 과정에 중국의 군사적 자동 개입을 인정하는 게 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