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미만에선 여전히 남성 인구가 많지만 의미 있는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0~9세 인구수는 남아가 여아보다 14만 명 정도 많지만 이는 40만 명 이상 차이가 났던 2000년에 비하면 격차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출생성비(여아 100명당 남아 수)도 지난해 105.3(2000년 110.2)으로 정상 출생성비(103~107)를 유지했다. 남아선호사상이 옅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인구학적 변화에 따라 우리 사회·문화·생활 등 전 영역에 걸쳐 성 역할과 기능 및 인구의 활용 방안 등을 재조정할 필요가 커졌다. 특히 우리 사회는 가정생활이나 인력 활용 등에서 남성우위 사고가 여전히 강하다. 이번 보고서에서도 가사 문화와 인력 활용의 불균형이 나타난다. 한 예로 전반적 스트레스에선 여성과 남성이 비슷하지만 가정생활에 대해 느끼는 스트레스 강도는 여성(51.4)이 남성(38.9)보다 훨씬 높고 실제 가사관리 시간도 여성(2시간27분)이 남성(31분)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가정 내 역할분담이 여성에게 불리한 문화가 지속되고 있다. 또 대학진학률은 여성이 남성보다 많고 사회진출도 활발하지만 취업 시 신분보장이나 승진 등에서 불이익은 여전하다.
앞으로 인구학적으로 여성이 다수인 흐름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 발전을 위해서라도 여성 인력을 십분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지 않을 수 없다. 성 역할의 고정관념을 확 바꾸는 인식의 전환과 함께 앞으로 어떻게 여성친화적 사회를 만들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