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무 취중토크①]"프리랜서 3년…병원신세 져도 난 달린다" (영상)

중앙일보

입력 2015.06.2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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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3년차, 방송인 전현무(38)가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다. 장르 불문, 다작을 하면서 확실하게 '잘 하는' 분야를 찾았고, 자신만의 활동 영역을 넓혔다. JTBC '히든싱어'·비정상회담', MBC '나 혼자 산다' 등 대표 프로그램도 여러개 만들었다. 예능 MC와 DJ (MBC FM4U '굿모닝FM 전현무입니다' ) 활동을 통해 비호감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지웠다. 그러자 광고계에선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무엇 보다 가장 큰 결실은 그 누구와도 겹치지 않는 예능MC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이다. '국민MC' 유재석, 신동엽을 넘어서진 못했지만 그만의 특화된 영역을 찾아냈다. 노력을 다한 덕분에 좋은 성적표도 받았다. 지난 달 열린 백상예술대상에서 남자 예능상을 수상했다. 아나운서 출신 예능MC가 백상에서 예능상을 받은 건 처음이라는 점에서 더욱 뜻 깊었다. "신동엽 씨처럼 예능 MC가 되고 싶어서 KBS를 박차고 나와 열심히 했습니다. 3년간 신동엽은 되지 못 했지만 전현무가 됐습니다"란 그의 수상소감도 많은 공감을 샀다. 올 가을엔 그의 방송 활동에 또 한번의 큰 전환점을 맞는다. 오는 9월 3년간의 KBS 출연정지 기간이 끝난다. 모든 채널에서 활동할 수 있는 문이 열린 셈이다. 다시 한번 멀리뛸 채비를 마친 전현무와 취중토크 자리에 앉았다. 술이 약한 편인 그는 맥주를 주종으로 택했다. 이날도 평소처럼 새벽에 일어나 라디오 생방송을 마친 뒤 예능 프로그램 녹화까지 마치고 늦은 저녁 기자와 만났다. 피곤에 지쳐 눈은 반쯤 감긴 상태였지만, 일 얘기를 시작하니 어느새 눈빛은 초롱초롱해졌다. "지난 3년간 목이 쉬도록 방송에서 떠들고 이비인후과를 다니기를 반복했습니다. 백상에서 상을 받으니 그 3년의 노력을 보상받은 느낌이더군요. 앞으로도 쉬지 않고 더 달려갈 겁니다."


전현무, 그는 무서울 만큼 '프로'였다.


-먼저 백상예술대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작년엔 고배를 마셨죠.

"솔직히 올해는 마음을 비우고 갔어요. 지난해에 기대를 너무 많이 했거든요. 백상에 처음 참여하는 것이었고, '니가 받을거다'라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했어요. 그 때 '비정상회담'이 더 '핫'했고 '히든싱어'도 잘 됐으니깐요. 경쟁력이 있다는 얘기도 들어서 수상소감을 준비해서 갔는데 그렇게 테러를 당했네요. 동엽이 형이 장난까지 쳐서 사실 너무 충격 받았어요. 그렇게 상처를 받아서 올해는 진짜 마음을 비우고 갔어요. 그런데 또 올해도 주변에서 '니가 받을거야'라고 그러고 (유)세윤이랑 (성)시경이랑 방송이나 대기실에서 계속 '형이 받을거다'라는 말을 하니깐 장난스럽게 '그래 나야'라고 했을 뿐이에요."


-수상소감이 꽤 멋졌어요. 준비한 건 아닌가요.

"작년에 상받으면 하려고 했던 말이에요. 하하. 원래 그날 이름이 호명되고 카메라를 보고 춤을 추려고 했는데 하려다가 말았어요. 진짜 기대하고 준비를 하고 갔다면 작년에 만든 수상소감 말고 더 큰 이벤트를 했겠죠."


-수상자 호명 직전에 MC신동엽 씨가 마치 유세윤 씨가 받는 것처럼 장난을 쳤죠.

"그거 장난인 줄 알았어요. 너무 친하고 좋아하는 형이고 예상도 한 장난인데 그래서 더 기분 나빠요. 하하하. 아니, 동엽이 형은 장난을 치기 전에 딱 표정이 바뀌어요. 눈코입이 몰리면서 뭔가 신나하는 표정을 짓는데 '아, 또 장난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상을 했는데도 순간 기분이 나빴어요. (웃음) 작년 그 표정이 또 나올 뻔 했네요."


-개그우먼 김영희 씨가 시상하면서 볼에 뽀뽀를 했죠.

"아니, 저 김영희 씨랑 친하지도 않아요. 진짜 놀랐어요. 그냥 방송하면서 뵈서 얼굴만 알고 인사하는 정도인데 볼에 뽀뽀를 하기에 당황했죠. 역시 개그우먼 답긴 해요. (시청자들의) 재미를 위해서 한 퍼포먼스일테니까요."


-아나운서 출신 예능상 1호가 됐어요.

"굉장히 의미가 있는 상이죠. 영화와 TV를 다 아우르는 유일한 시상식인데 그런 곳에서 상을 받은 건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프리 3년에 대한 성적표이기도 하고요. 프리랜서로 나와서 받은 상이라서 더 뜻 깊죠. 사실 KBS 복귀(출연 정지 기간이 끝나는 기간)하기 직전에 받은 상이라 더 좋아요. 저 정말 3년동안 열심히 했거든요. 목이 쉬도록 방송에서 떠들었고 이비인후과 다니면서 치료도 받았어요. 그런 걸 다 보상받은 느낌이에요. KBS 선배들이 더 기뻐해주고 잘했다고 연락이 오는데 울컥하더라고요."




-백상 수상 후 받은 축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요.

"아무래도 같이 KBS에서 있다가 나간 동료들의 문자였던 것 같아요. 같은 처지에 있잖아요. 오정연, 이지애, 최송현 등 같이 일하다가 회사를 나간 아나운서들이 더 많이 축하해준 것 같아요. 사실 이번에 그동안 방송사에서 하는 시상식에서 몇 번 상을 받았는데 그때 보다 훨씬 문자나 전화가 많이 왔어요. 역대 받은 상 중에서 가장 연락이 많이 온 것 같아요. 그게 백상의 힘인가봐요. 이번에 '진짜 인정한다'는 문자도 받았는데 좋더라고요."


-'비정상회담'이 예능작품상도 받았어요. 겹경사죠.

"정말 기뻤어요. '비정상회담'이 그동안 정말 별 일이 다 있었던 프로그램이잖아요. 그러면서 프로그램을 만든 취지가 훼손될까봐 걱정을 많이 했어요. 예기치 않은 상황들이 이어져서 안타까웠어요. 그런 일이 반복이 되니깐 진짜 속상하더라고요. 다 의도하지 않은 일이었고, 잘해보려다가 벌어진 일도 있었고요. 솔직히 제가 상을 받은 것도 의미가 있지만 프로그램이 받은 게 더 의미가 커요. 눈살 찌푸리게 하고 비난 받고, 손가락질 당하기도 했지만 상을 받고 논란이 없었던 것 같아요. 프로그램 취지를 인정해줬다고 생각해요. '니네 어떻게 좋은 취지로 힘들게 시작했는지 알아. 앞으로 실수하지 마라'라는 의미로 주신 상 같아요. 요즘 제작진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었는데 백상 덕분에 큰 힘을 받았죠."


-'비정상회담' 팀은 끝나고 회식을 했겠어요.

"물론이죠. 다 같이 회식을 했어요. 멤버들이 늦은 시간에 수상 소식을 듣고 축하해준다고 다 회식장소로 달려와서 고마웠어요. 다들 정말 착하고 의리있는 동생들이에요."


※취중토크 ②에서 계속됩니다.


김연지 기자 kim.yeonji@joins.com
사진=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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