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제주도 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확진 판정을 받은 141번 환자 A씨(42)는 지난 5~8일 나흘간 제주를 여행했다. A씨와 부인, 아들, 친구 가족 등 12명은 지난 5일 오후 2~4시 제주공항에 내렸다. 렌터카를 타고 오후 5시쯤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 있는 제주신라호텔에 도착했다. 오후 6시쯤엔 호텔 앞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6일엔 호텔 뷔페와 수영장 식당을 이용했다.
의심 증상 있는데도 가족과 여행
호텔직원, 비행기 승무원 등 격리
감염 검사 땐 걸쇠 부수고 병원 탈출
“메르스 걸리면 퍼뜨릴 것” 소란도
A씨 일행은 7일에는 승마장과 테마파크 등 관광지를 돌아다녔다. 방역 당국은 “7일부터 A씨는 몸이 안 좋아 혼자 차량 안에 있던 시간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도 홍역을 치렀다. A씨는 지난 5일 낮 12시15분 김포발 제주행 대한항공 KE1223편과 8일 오후 4시 제주발 김포행 KE1238편의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을 이용했다. 대한항공 민경모 차장은 “ 승무원과 탑승구 직원 등 22명을 자가격리했다”고 말했다. KE1223편에는 317명 이, KE1238편에는 212명이 타고 있었다. 대한항공 측은 탑승자 명단과 연락처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A씨는 지난 12일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메르스 검사를 받다 “내가 메르스에 걸리면 다 퍼뜨리고 다니겠다”며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또 병원 측이 격리 진료를 하려 하자 걸쇠를 부수고 나가 택시를 타고 귀가했다.
‘사교육 1번지’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 있는 병원에도 또 다른 메르스 확진자가 다녀간 사실이 드러나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 15일 강남성모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152번 환자 B씨(66)가 대치동 이비인후과를 들렀다 . 해당 병원은 문을 닫았고 의료진은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건물에 위치한 학원들은 소독하느라 부산을 떨었다. 해당 병원 측이 홈페이지에 공지했는데도 방역 당국은 이런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주부 김모(43)씨는 “ 152번 환자는 8일부터 열이 났지만 충남 별장에 왔다갔다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국이 이렇게 허술할 수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성탁·이현택 기자, 제주=최충일 기자 sunt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