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관계자는 16일 “A씨는 북한군 후방지역 부대에서 근무하던 10대 후반의 하급병사(한국군의 일병)”라며 “잦은 구타 등으로 복무염증을 느끼던 중 귀순을 결심하고 지난 7일쯤 부대를 이탈해 일주일 동안 차량과 도보로 북한군 중동부 전선으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A씨가 전방으로 이동한 구체적인 경로에 대해서는 기무사령부를 중심으로 구성된 합동신문조에서 조사 중이다. 다만 군 당국은 그가 북한군 간부의 운전병이었다는 점을 고려해 일부 구간은 자신이 몰던 차량 등을 이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함경도서 탈영 7일간 200㎞ 이동
군, GP 4m 앞 접근 때까지 몰라
“기상 악화로 열감시장비 한계”
결과적으로 A씨가 GP 인근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근무자 앞 4m에 접근할 때까지 발견하지 못한 셈이다. 이 때문에 2012년 10월 북한군이 MDL과 남방한계선 철책을 넘어 GOP(일반전초) 소초 문을 두드리고 나서야 귀순 사실을 안 이른바 ‘노크귀순의 재현’이란 논란도 일고 있다.
16일 국회 국방위에서 안규백 민주당 의원은 “3년 전에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왜 전방에서 자꾸 뚫리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귀순자를) 발견할 당시 짙은 안개로 10m 앞도 분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군이 열상감시장비(TOD)를 운영했지만 기상 악화로 한계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멀리서부터 발견하고 조치했으면 바람직했을 텐데 아쉬운 점은 있다”면서도 “GP 철책 밖에서 발견했기 때문에 북한군 철책이 뚫린 것이지 우리 군이 뚫린 건 아니다”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