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준비한 성명서를 통역(안홍균)을 통해 읽은 뒤 청문위원들의 질문을 받았다. 박동선 사건과 김대중 납치사건에 대한 질의응답이 주로 오갔다. 망명 뒤 미 중앙정보국(CIA)과 접촉했던 사실도 밝혔다. 그는 “처음엔 여러 CIA 친구들을 만났지만 75년이 마지막 접촉이었다”고 증언했다. 구들링 위원은 그에게 “어떻게 재산을 미국으로 반입해왔는가”라고 물었다. 김형욱은 “나는 부자가 아니어서 갖고 올 것이 많지 않았다. 암시장의 한계로 15만 달러를 한국에서 반출하는 데 2년이 걸렸다”고 답했다. 위원회 측은 그의 첫 증언이 유용하고 믿을 만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조사가 이어지면서 그의 재산 출처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프레이저보고서 속 ‘김의 진실’
정리=전영기·한애란 기자 chun.youngg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