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 따르면 섬을 소유한 중국인 70여 명으로 구성된 중국 도주연맹(島主聯盟)을 만든 광둥(廣東)성 기업가 린둥(林東·42)은 이달 중순 섬 공동 구매단을 이끌고 남태평양으로 떠날 계획이다. 피지·투발루·타히티 등 남태평양에는 상대적으로 싼 섬 매물이 많기 때문이다. 린은 300만 위안(5억4000만원)대 가격의 섬을 3명이 100만 위안씩 나눠 구매한 뒤 설비 투자비로 각각 100만 위안씩 추가 부담할 예정이다. “섬은 함께 즐겨야 재미있다”는 것이 공동 구매단을 꾸린 이유다. 피지는 풍광이 수려하고 중국과의 직항 노선이 곧 취항할 예정이라 중국에서 최상의 섬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전용기·요트 이어 새로운 부의 상징
5억원짜리 3명이 함께 사 개발도
중국 수퍼리치들은 자신들의 부를 과시하는 수단으로 전용기·요트 구매에 이어 섬을 사들이고 있다. 섬 투자는 재산 증식이 가능하다는 이점도 있다. 미개발 섬을 구매해 모래사장과 순환도로를 조성한 뒤 전매하면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린은 1999년 고향인 광둥성 남부 가오저우(高州) 한 저수지의 작은 섬을 구입해 상업 작물을 재배하면서 섬과 인연을 맺었다. 대학 3학년 때 주식투자를 시작한 린 씨는 97년 상하이에서 의료제품 중간상으로 큰 돈을 모았다. 2006년 광둥성 북부 허위안(河源)시 완뤼후(萬綠湖)의 자란다오(迦蘭島)를 사들인 뒤 부두와 별장을 만들어 개인 휴양지로 꾸민 뒤부터 본격적인 섬 투자에 나섰다. 이후 9년 동안 3000만 위안(약 54억원)을 들여 30여 개의 섬을 사들였다.
지난 4월에는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부동산 개발업자인 화교 웬디 웨이메이우가 길이 2.7㎞, 너비 1.8㎞의 섬을 530만 달러(약 60억원)에 구입해 딸에게 선물로 주기도 했다. 중국 국가측량지리정보국에 따르면 중국은 500㎡ 이상의 섬을 6500개 이상 보유하고 있다. 50년 사용권이 민간에 팔리고 있지만 모두 국가 소유다.
신경진 기자 shin.kyung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