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앞 주차장엔 대여섯 대의 언론사 취재 차량들만 세워져 있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산 사태의 시발점인 이 병원은 지난달 31일 폐쇄됐다. 문 앞에는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잠정 휴원하였으므로 많은 양해 바랍니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병원 앞 약국과 편의점도 문을 닫았다. 근처 LPG주유소 직원 정모(67)씨는 “택시기사들이 사납금도 못 낸다며 불평할 만큼 시내에 사람이 없다. 지금 평택은 버려진 섬 같다”고 말했다.
병원명 공개 후 평택 스케치
역 주변 상가거리, 주유소 한산
집집마다 창문 굳게 닫혀 있어
정부가 메르스 확진 환자 41명 중 30명이 이 병원에서 감염이 됐다는 사실을 공개하자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 커졌다.
평택보건소는 보건소 외부에 천막 6동과 컨테이너박스 1개를 이용해 임시진료소를 설치했다. 한 30대 남성이 “감기 기운이 있고 열이 나는데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묻자 보호복에 마스크와 고글을 착용한 직원이 “내일 일어나자마자 첫 침을 뱉어서 갖고 오시면 일주일 정도 후에 결과를 알 수 있다”고 답했다. 직원은 “지난주 금요일부터 임시진료소를 운영해 의심환자들을 맞고 있는데 오늘 오전에만 20여 명이 왔다 갔다”고 말했다. 인근 송탄보건소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날 오전 “평택성모병원에 다녀온 적이 있다”는 15명이 이곳을 찾았다.
평택=임명수·노진호 기자 lms@joongang.co.kr
사진=최승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