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은 21일 분배와 복지를 통한 ‘노사 관계 혁신’을 선언했다. 그는 본격적인 경영 일선에 나선 2004년 이후 9조원을 쏟아부은 공격적인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그룹을 연 매출 80조원대로 키웠다. 그런데 이제는 조직 내부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겠다고 나선 것이다.
가족·상생·창조 노사관계 선포식
임직원 2만 명에 설문, 복지 혁신
어린이집 늘리고 노후 설계 돕고
“성장 위해선 내부역량 강화 중요”
롯데그룹 노사는 이날 “직원 행복을 통해 기업의 가치를 만들고 사회에 공헌하는 ‘창조적 노사문화’를 만들겠다”고 공동 선포했다. ‘분배’와 ‘고용 조건’, ‘복지’를 향상시키면 직원이 만족하고 이를 통해 생산성 향상,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가치가 실현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신 회장은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외부 환경에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부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노사 간 신뢰와 협력을 기반으로 창조적 에너지를 한데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연 매출 30조원이었던 그룹이 80조원대로 급성장하면서 신 회장이 제2의 도약을 위한 새로운 성장 동력을 고심해 왔다”며 “오너 뿐 아니라 그룹 구성원이 모두 성장할 수 있는 가족 경영, 상생 경영 모델이 결론이었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롯데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사람”이라며 “우리 직원을 가족으로서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노사가 상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18년 아시아 톱 10 글로벌 그룹’이라는 청사진을 2009년 발표한지 6년만에 나온 새로운 비전이 ‘창조적 노사 관계’가 된 이유다.
이날 선포식에서는 지난해 11월 롯데그룹 직원 2만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다양한 워크숍을 통해 의견을 수렴해 만든 새로운 ‘라이프사이클 복지제도’도 발표했다. 결혼과 출산, 자녀 결혼과 은퇴 같은 삶의 주기에 맞춘 복지제도다. 예를 들어 어린 자녀가 있는 임직원을 위해 7개의 어린이집을 추가로 만들고, 노후를 대비할 수 있도록 개인 자산 분석과 투자 설계를 돕는 ‘롯데패밀리 재무설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전 계열사의 임직원 할인 혜택을 하나로 담은 ‘롯데 패밀리 W 카드’를 출시해 모든 임직원에게 보급한다.
롯데그룹 노사는 계열사마다 노사합동조직인 ‘창조 드림팀’을 만들어서 함께 문제를 풀어나갈 계획이다. 노사가 함께 하는 봉사 조직도 새로 출범한다.
강석윤 롯데노동조합협의회 의장은 “노사과 신뢰와 협력을 기반으로 만들어 낸 창조적 노사문화를 더욱 발전시키고 상생하겠다”고 말했다.
구희령 기자 heali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