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똑똑한 집, 스마트홈’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지난달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이 “통신사업자에서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나온 첫 작품이다.
스마트홈 서비스 4종 공개
삼성·LG전자와 제휴가 과제
SK텔레콤은 ‘개방’과 ‘협력’을 강조했다. 기기 제조사부터 위치·날씨정보 서비스업체까지 스마트홈에 관련된 다양한 외부 파트너를 SK텔레콤의 플랫폼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취지다.
조영훈 SK텔레콤 스마트홈TF장은 “앞으로 모든 홈 기기는 SKT 플랫폼과 연결된 것인지 아닌지로 구분될 것”이라며 “이통시장 1위의 강점을 활용해 단기간에 많은 파트너를 확보해 생태계를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SKT는 홈 기기를 SKT 플랫폼과 연동하는 데 필요한 API(앱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올해 12월에 공개한다. API가 공개되면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SKT 플랫폼과 연동되는 기기들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 다른 통신사에 가입한 소비자들도 전용 앱을 내려받고, SKT의 스마트홈 로고가 붙은 제품을 구입하기만 하면 서비스를 쓸 수 있게 문을 열었다. 장기적으로는 건설사나 에너지업체와 손잡고 신축 아파트에 스마트홈 기기를 빌트인(내장형)으로 공급하거나, 에너지 절감 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기업간(B2B) 시장도 노린다.
하지만 글로벌 최대 가전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SKT의 파트너 명단에 없었다. SKT가 풀어야할 과제도 여기에 있다. 삼성·LG를 비롯해 소비자들이 많이 쓰는 해외 가전 브랜드들을 SKT의 친구로 만들 수 있을지, 이들과 경쟁을 하게 될지가 관건이다. 스마트홈 사업에 꾸준히 투자해온 삼성전자는 국내외 시장에서 자체 플랫폼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스마트TV·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을 스마트폰으로 제어하는 기술도 있고, 지난해엔 글로벌 스마트홈 솔루션업체 ‘스마트싱스’도 인수했다. LG전자도 스마트폰 채팅으로 가전기기들을 제어하는 홈챗 기기들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글=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