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진쥔 주북한 중국대사는 지난 6일 양형섭 북한 최고인민회의 부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과 조선은 산과 물이 서로 이어진 순치상의의 우방”이라며 “양국 우호관계의 발전은 중국 당과 정부의 흔들림 없는(堅定不移)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는 11일 “최근 리진쥔 대사가 북한의 주요 인사들을 활발하게 접촉하면서 전통적 우호관계를 강조하고 있다”며 “리 대사의 행보와 발언을 유심히 분석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양국 전통적 우호 강조하는 표현
시진핑 집권 뒤 처음으로 등장
문제는 리 대사의 이런 발언과 외교 행보에 어떤 메시지가 담겨 있느냐는 점이다. 신화통신은 “신임 대사는 종종 본국의 최신 정책을 갖고 부임한다”며 리 대사가 전통 우호관계의 복원이란 메시지를 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베이징의 한 북·중 관계 소식통은 “리 대사가 관계개선의 신호를 전하라는 임무를 갖고 부임한 것으로 안다”며 “중국의 외교 패턴으로 볼 때 고위층 교류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학교수는 “관계개선을 꾀하다 보니 (관계가) 좋았던 시절의 용어를 다 동원한 것 아니겠느냐”며 ‘순치상의’에 의미를 부여했다. 반면 “리 대사가 부임 초기여서 외부 접촉이 많은 것이고 전통우의를 강조한 발언도 외교수사로 볼 수 있다”며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긴 이르다는 견해도 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