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SLBM 실험은 성공 여부에 관계없이 북한의 대미 협박이라는 해석이다. 세실 헤이니 전략사령관이 지난 3월 하원 청문회에서 “북한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을 개발 중”이라고 공개하며 우려를 표명한데 대해 기름을 부은 격이라서다. 그간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전력 중에서도 이동식인 KN-08과 잠수함 발사 미사일인 KN-11을 가장 우려해 왔다. 고정식 탄도미사일은 한미 연합전력으로 사전에 발사대를 파악해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선제타격이 가능하지만 이동하면서 쏘는 KN-08에 이어 물밑에서 발사되는 KN-11이 실전 배치되면 사전탐지와 선제타격이라는 양대 전술이 무력화되기 때문이다.
SLBM인 ‘쥐랑(巨浪)-2’를 보유한 중국 정부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의 핵전력 강화가 역내 불안요소가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9일 “초기단계로 보이지만 북한의 SLBM 성공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 본토에 대한 핵위협 증대를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ICBM은 위성이나 조기경보 시스템을 통해 조기 발견이 가능하지만 SLBM은 발견이 매우 어렵고 선제 공격도 거의 불가능하다”며 “SLBM기술이 완전히 개발되면 북한은 미국 해역까지 은밀히 침투한 후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게 된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북한의 SLBM 개발은 한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 개발을 촉발시킬 수 있다”며 역내 군비경쟁 가속을 우려했다.
일본도 북한의 SLBM 발사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상은 10일 “중대한 관심이 있다”며 “일본의 평화와 안전 확인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데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교도통신은 “SLBM은 대륙간탄도미사일과 맞먹는 핵 운반 수단의 하나로 개발이 진전되면 한ㆍ미ㆍ일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세계에서 SLBM 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러시아·중국·영국·프랑스 5개국 뿐이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서울=정원엽 기자 mfemc@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