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경남기업 관련 의혹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대전지검장) 등에 따르면 윤승모(52) 전 경남기업 부사장은 그동안 네 차례의 검찰 조사에서 “성 전 회장이 홍 지사에게 1억원을 준 건 2012년 총선에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공천을 받기 위해서인 것으로 안다”고 진술했다. 성 전 회장이 ‘1억원 전달자’로 지목한 윤 전 부사장이 금품 제공 동기까지 밝힘에 따라 검찰과 홍 지사 간에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홍 지사 “검찰이 한달간 윤씨 관리”
“윤씨 생활자금” … 배달 사고 주장
검찰, 선관위·국회본관 압수수색
2011년 회계자료·방문기록 등 확보
홍 지사 측은 “성 전 회장의 돈을 받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수사팀은 당시 전당대회에 나선 후보들의 경제적 부담이 늘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자의 기탁금을 8000만원에서 1억2000만원으로 올렸고 선거인단 인원도 1만 명에서 21만3000명으로 늘렸다. 당 대표가 된 홍 지사는 그러나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등의 책임을 지고 5개월 만에(그해 12월) 물러나 실제 공천권을 행사하지는 못했다. 결국 성 전 회장은 이듬해 3월 새누리당에 국회의원 공천 신청을 했다가 탈락하자 자유선진당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수사팀은 홍 지사를 상대로 경선 자금 지원 대가로 공천을 약속했는지 조사키로 했다. 이와 관련해 6일 오후 10시20분쯤부터 30여 분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국회 본관 관리과·운영지원과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선관위에서는 2011년 당 대표 경선 때 홍 지사 캠프 측에 들어오고 나간 후원금 상세내역이 담긴 회계자료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또 국회에선 “지하주차장에서 홍 지사 차로 옮겨타 1억원이 든 쇼핑백을 직접 전달했다”는 윤 전 부사장의 진술을 입증키 위해 일일 차량 방문기록지 등을 확보했다고 한다. 수사팀은 윤 전 부사장이 홍 지사에게 돈을 건네기 전 성 전 회장과 홍 지사가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는 의혹도 추궁한다.
수사팀은 김해수(57) 전 청와대 정무1비서관도 이날 소환 조사했다. 김 전 비서관은 검찰이 홍 지사에 대한 수사를 시작하자 핵심 증인인 윤 전 부사장에게 “(홍 지사가 아니라) 보좌진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진술하면 안 되겠느냐”고 부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전 비서관은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비서관으로 근무했고 홍 지사와는 고려대 선후배 사이다. 김 전 비서관은 지난해 새누리당 전당대회 당시 서청원 의원 캠프에서 상황실장을 맡아 공보특보인 윤 전 부사장과 함께 일하기도 했다.
김 전 비서관은 검찰에 출석하며 “윤 전 부사장과는 오래전부터 아는 사이지만 홍 지사와는 함께 일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완구 전 운전기사, “성완종과 만남 봤다”=이 전 총리의 3000만원 수수 의혹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수사팀은 2013년 4월 4일 부여 선거사무소 개소식 당시 이 전 총리의 운전기사였던 윤모(44)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윤씨는 검찰에서 “이 전 총리와 성 전 회장이 만나는 걸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수사팀은 또 당시 선거사무소 자원봉사자 한모(61)씨를 불러 성 전 회장과 이 전 총리가 독대한 사실이 있는지를 조사했다.
글=김백기·이유정 기자 key@joongang.co.kr
사진=송봉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