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박근혜 대통령은 3김 이후에 누구보다 선거의 속성을 잘 꿰뚫고 있는 정치인이다. 대통령의 건강 상태는 국가 기밀 사항인데 지난달 27일 중남미 순방 후 청와대가 대통령의 컨디션이 나쁘다는 걸 언론에 흘리는 것을 보고 무릎을 쳤다. 물론 실제로 대통령의 상태는 안 좋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굳이 그 사실을 공개한 건 대통령 고정 지지층을 자극해 재·보선 투표장으로 끌어내려는 고도의 정치 행위로밖에 해석할 길이 없다. 특히 선거 전날 박 대통령이 홍보수석을 통해 내놓은 ‘성완종 특별사면 비판’ 메시지는 이대로 야당에 정국 주도권을 빼앗겨서야 되겠느냐는, 보수층을 겨냥한 투표 참여 호소문처럼 들렸다. 인천 서-강화을 선거에서 야당이 우세한 서구의 투표율은 29.3%였지만, 보수 정서가 강한 강화군의 투표율이 50.3%나 됐던 건 과연 우연이었을까.
3.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리더십은 확실히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 야당이 공천 자중지란으로 자멸한 데 반해 새누리당은 지난해 7·30 재·보선에 이어 이번에도 공천에서 별 잡음이 없었다. 김 대표가 자기 사람을 꽂기보단 일관되게 지역 경선을 추진한 결과다. 그가 참신한 얼굴을 찾는 데 소극적이란 비판도 있지만 어쨌거나 공천은 선거 결과로 평가받는다. 공천 문제를 매끄럽게 해결한 김 대표의 공은 평가할 만하다. 이른 얘기지만 김 대표가 지금 같은 공천 방식으로 내년 총선에서도 호성적을 거둔다면 차기 대선 판도에 흥미로운 변화가 생길 것 같다.
김정하 정치국제부문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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