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제2롯데월드)에 대한 현장공개를 주관한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의 목소리엔 긴장감이 묻어났다. 완벽하게 보완했다고 자신하긴 해도 어쨌든 문제가 됐던 부분을 다 까발리는 자리여서다. 정밀안전진단을 했던 대한건축학회 소속 안전조사단 교수들에게 직접 브리핑을 맡긴 것도 이런 절박함의 표현이다.
노병용 대표, 조사단과 점검
시네마·아쿠아리움 등 돌며
사고 당시 상황 재연·검증
사용 승인 땐 현장체험 행사
박원순 "안전 확인이 먼저"
다음은 누수가 있었던 아쿠아리움. 롯데는 벨루가(흰고래)·상어 수조 등 누수 현장 4곳에 대해 보강공사를 하고, 물막이벽·문 등 차수(遮水) 시설 4개를 설치했다. 일부 언론을 통해 아쿠아리움에서 새는 물이 지하 변전소에 흘러들어가 폭파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아쿠아리움 공간이 워낙 넓어 수족관 물 전부가 쏟아진다고 해도 30cm 높이 밖에 되지 않고, 이 역시도 배수구로 금세 빠진다”면서 “공법상 필요가 없지만 혹시나 하는 비난의 여지를 주지 않기 위해 차수시설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물산은 롯데월드몰의 영화관과 아쿠아리움의 사용 승인이 나는대로 무료 개방 등의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종현 롯데그룹 상무는 “주민들을 초청해 롯데월드몰을 체험해 볼 수 있는 행사를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아쿠아리움의 무료 개방, 체험 행사 등이 예정돼 있다.
하지만 롯데월드몰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꼽히는 주차예약제와 높은 주차요금에 대해서는 아직 서울시와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롯데월드몰은 10분당 1000원, 3시간 이후에는 50% 가산된 주차요금(10분당 1500원)을 받고 있다. 어벤저스2(141분) 영화를 보고 점심식사(60분)를 하면 당장 주차요금이 2만2500원에 달한다. 반면 길 건너편에 있는 롯데월드와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5만원 구매시 1시간 무료 등의 제도가 있다. 게다가 롯데월드몰은 주차 예약을 하지 않으면 차량을 댈 수도 없다.
강감찬 서울시의회 부의장은 23일 보도자료에서 “하루 1만2000대를 수용할 수 있는 롯데월드몰 주차장에 500대만 주차돼 있는 상황”이라며 “방문객·입점상인은 물론, 불법 주차로 송파 주민들도 불편하게 만드는 주차예약제는 당장 폐지하고 유료화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롯데는 개장 준비에 바쁘지만 서울시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언론사 경제부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2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등 재개장에 대해) 서울시 시민위원회에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시민안전자문단은 28·30일 두 차례에 걸쳐 시네마와 아쿠아리움, 콘서트홀(공사현장) 등의 현장 점검을 한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