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D-6 … 야당 겉으론 웃고, 속으론 불안

중앙일보

입력 2015.04.23 02:30

수정 2015.04.23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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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오른쪽)가 인천 서 - 강화을 재·보선에 출마한 신동근 후보와 강화군 마니산 영농조합을 찾아 된장 맛을 보고 있다. 문 대표는 이날 “야당에 힘을 모아 달라”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겉으로는 ‘맑음’, 속으론 ‘흐림’.

 새정치민주연합의 4·29 재·보선 기상도가 그렇다. 재·보선 D-7인 22일 양승조 사무총장은 기자간담회를 자청,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있다”며 “며칠 동안의 흐름을 보면 큰 변화의 조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100%라고 장담은 못하지만 4곳에서 모두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춘석 전략홍보본부장도 “2곳(서울 관악을, 인천 서-강화을)은 접전이고 2곳(광주 서을, 성남 중원)은 추격 상황”이라고 했다.

양승조 “전승 가능성” 주장했지만
전날 비공개 의총 “잘못될 수 있다”
“인천은 초박빙, 광주는 많이 뒤져
여당, 총리 사의로 국면전환 기회”

 당초 “야당 후보 난립으로 전패할 수도 있다”는 우울한 전망 속에 있던 새정치연합이 ‘전승’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하지만 겉으론 자신만만해 보여도 속내까지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복수의 야당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1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선 이런 대화가 오갔다.



 ▶주승용 최고위원=“인천과 성남은 새정치민주연합과 새누리당의 싸움, (정동영 전 의원이 출마한) 서울 관악을과 광주는 당의 내부 싸움이다. 광주는 치명타를 줄 수 있는 운명을 지닌 곳이다. 광주의 천정배 전 의원은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 없다. 우리 당의 공천을 못 받고 떨어진 분들이, 목소리 큰 분들이 모두 천 전 의원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20~30대는 우리 조영택 후보를 지지하는데 50~60대는 반대쪽을 많이 지지한다. 5~10% 지고 있다. 5% 정도면 우리가 이긴다. 하지만 10%는 차이가 크다. 세몰이보다는 로키(저자세)로, 길바닥으로 가야 효과를 본다. 이완구 총리의 사의 표명은 새누리당에 국면 전환의 기회를 만들어 줬다. 우리가 치고 올라가는 흐름이 주춤해질 수도 있다.”


 ▶양승조 사무총장=“인천은 아주 박빙이고, 광주는 차이가 많이 난다. 성남은 초반에 차이가 많이 났는데 많이 좁혀졌다. (하지만 이 총리 사의 표명으로 국면이 바뀌면) 우리가 잘 못하고 끝날 수 있다.”

 ▶오영식 최고위원=“성남은 5% 안팎 정도의 차이다. 의원님들이 지역에 많이 오시라. 국회 상임위별로, 소관 직능단체 회장님들을 아시는 대로 최대한 수첩에 체크해 선거에 큰 힘이 되도록 모셔 달라.”

 ▶홍영표 의원=“인천 서-강화을은 초박빙이다. 하지만 강화는 워낙 보수적인 지역이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3일째 강화의 자연부락을 샅샅이 돌아다녔다. 김 대표가 ‘이 총리가 있으면 선거를 할 수 없다’는 제안을 받고 강력하게 요구를 해 사퇴를 관철시킨 것 아니냐고들 얘기한다.”

 실제론 이렇게 걱정을 해 놓고 하루 만에 ‘장밋빛 전망’을 내놓은 이유는 뭘까. 보통 선거 판도가 박빙일 땐 “아슬아슬하게 지고 있다”는 식의 ‘엄살작전’을 펴는 게 일반적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당 핵심 관계자는 “‘이길 수 있으니 야당 지지층이 투표율을 높여 달라’는 호소였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오늘 기자회견이 선거운동원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이날 문재인 대표는 인천 서-강화을 지역의 산업단지와 노인회, 영농조합 등을 돌며 “부패 정치를 심판하고 야당에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글=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