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하던 중국 사자개 애물단지로

중앙일보

입력 2015.04.20 01:16

수정 2015.04.20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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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수십억 원에 거래되며 ‘세계에서 가장 비싼 개’로 불리던 티베트산(産) 마스티프(사자개)가 중국에서 애물단지가 됐다. 그 동안 중국 부자들 사이에선 사자개가 고가 시계나 검은 색 아우디처럼 부(富)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반(反)부패 운동이 전방위로 펼쳐지며 부자로 낙인 찍히기 쉬운 사자개 기르기가 기피 대상이 됐다.

한때 부의 상징 … 부패 척결 불똥
도축업자 “5400원에 넘겨라”

 뉴욕타임스(NYT)는 세계 애견 대회에서 상을 휩쓸던 사자개가 중국에서 외면 받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신문은 사자개 사육시설을 운영한 중국의 자산가 이루오(47)의 사례를 들었다. 그는 한 때 3곳의 사육시설을 갖고 있었으나 최근 사육시설의 문을 닫았 다. 개 도축업자로부터 “30위안(약 5400원)을 줄 테니 사자개를 팔아라”는 말까지 듣게 됐다.



 최근 중국에서 개를 기르는 데 지켜야 할 규정이 엄격해진 것도 사자개 인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베이징·상하이·톈진(天津) 등에서는 사람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덩치 큰 개를 키울 수 없게 하며 대형견인 사자개는 자연히 기피 대상이 됐다. 사료값이 하루 300~370위안(약 5만4000~6만5000원)인 것도 부담 요인이 됐다. 사자개는 지난해 3월만 해도 사상 최고가인 1200만 위안(약 21억원)에 팔릴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서유진 기자

[사진 중국 반부패 운동 직격탄을 맞은 사자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