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필로 감상하는 '나의 애송시'

중앙일보

입력 2015.04.17 00:52

수정 2015.04.17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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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장사익씨가 쓴 자작곡 ‘찔레꽃’의 가사. 장씨 특유의 ‘흘림체’로 썼다. [사진 영인문학관]
서울 평창동 영인문학관(관장 강인숙)이 개관 15주년을 기념하는 ‘시 축제’를 마련했다. 17일 시작해 다음달 말까지 여는 ‘오늘 생각나는 시-시의 향연’ 전이다. 시인들만의 행사가 아니다. 소설가와 평론가는 물론 음악인·화가 등 인접 장르 예술인들과 언론인, 전직 외교관도 참가한다. 참가자들이 육필로 쓴 시를 전시하고 낭송도 하는 형식이다.

 시인은 자신의 작품이나 애송시를, 나머지 참가자들은 애송시를 써서 선보인다. 외국문학 전공자들은 좋아하는 외국시를 해당 언어와 한글로 함께 썼다. 한시·시조도 등장한다. 그림을 함께 그린 시화(詩畵)도 보인다.

김종길·조정래·황병기·장사익 등
영인문학관 개관 15돌 축제 열려

 올해 여든아홉인 시인 김종길 고려대 명예교수는 자작시 ‘여울’과 정지용 시인의 시 ‘구성동’을 반듯한 필체로 썼고, 소설가 조정래씨는 조선 중기의 문신 송순의 시조를 선택했다. 국악인 황병기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중국 고전 『채근담』의 한 구절을, 미술평론가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는 암행어사 박문수의 한시를 부채에 썼다. 시인 박재삼(1933∼97)의 자작시, 가수 장사익의 ‘찔레꽃’ 노랫말도 보인다.

 이밖에 시인 김남조·정진규·정현종·이근배·김지하·송수권·송하선·김초혜·신달자·강은교·도종환, 이해인 수녀, 소설가 한말숙·정연희·이제하·서영은·박범신·윤후명·김홍신·김채원·최윤·권지예, 문학평론가 김용직·김화영·김주연, 화가 서세옥·이종상·김병종·황주리, 김성곤 한국문학번역원 원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 등이 작품을 냈다.

 시 낭송회는 18일부터 6월 6일까지 매주 토요일 열린다. 전시 참가자들이 돌아가며 참석해 시를 낭송한다. 17일 개회식에는 김남조·이어령·이종상씨 등이 나온다. 어른 5000원, 학생 3000원. 02-379-3182.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