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남에게 놀림과 비웃음을 받을 듯한 일이 적지 않다 보니 ‘남사스럽다’는 말을 사용할 일이 많다. 한데 인터넷이나 우리말 책의 자료를 보면 ‘남사스럽다’는 잘못된 말이라고 나오는 곳이 꽤 있다. 과거 ‘우리말바루기’에서도 ‘남사스럽다’는 틀린 말이므로 ‘남세스럽다’로 적어야 한다고 다룬 적이 있다.
그러나 혹 이런 자료를 보더라도 신경 쓸 것 없다. 예전에는 표준국어대사전 이 ‘남세스럽다’만 표준어로 인정하고 ‘남사스럽다’는 잘못된 말로 취급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것이다. 하지만 2011년 8월 국립국어원이 ‘남사스럽다’도 표준어로 인정함으로써 지금은 ‘남사스럽다’를 써도 아무 문제가 없다.
그렇다면 왜 일반인들이 잘 쓰지도 않고 의미도 제대로 다가오지 않는 ‘남세스럽다’가 표준어였을까. 남에게 비웃음과 놀림을 받게 되는 것을 뜻하는 말로 ‘우세’ 또는 ‘남우세’라는 낱말이 예전부터 사용돼 왔다. 여기에 그러한 성질이 있음의 뜻을 더하는 ‘-스럽다’가 붙어 ‘우세스럽다’ 또는 ‘남우세스럽다’는 말도 함께 쓰였다. ‘남우세’와 ‘남우세스럽다’는 다시 각각 줄어들어 ‘남세’와 ‘남세스럽다’가 됐다. 2011년 8월 이전에는 여기까지가 표준어로 인정됐다.
그러다 ‘남세스럽다’가 점점 발음이 변하면서 ‘남사스럽다’가 됐고 대부분 사람이 이렇게 말하다 보니 ‘남세스럽다’가 오히려 어색하게 다가오게 된 것이다. 국립국어원도 이러한 변화를 인정해 2011년 ‘남사스럽다’를 복수 표준어로 인정하게 됐다. 따라서 ‘우세스럽다’ ‘남우세스럽다’ ‘남세스럽다’ ‘남사스럽다’는 모두 표준어다. 그렇다면 ‘남사시럽다’ ‘넘사시럽다’는? 경상도 사투리다.
배상복 기자 sb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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