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여론조사 1위였던 클린턴 전 장관이 출마를 선언하면 사실상 미국 대선전이 공식 출발한다. 클린턴 전 장관은 각종 검증의 집중 표적이었다. 특히 국무장관 시절 공용 e메일 대신 개인 e메일로 업무를 봤던 게 드러나며 여론의 융단폭격을 맞았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나선 적이 있는 게리 하트 전 상원의원은 이날 폴리티코에 “클린턴 전 장관 측이 10억 달러의 선거자금 모금에 나섰다는데 이건 미국 국민들을 두렵게 만드는 일이다. 이렇게 되면 클린턴과 부시 집안 사람정도나 대선 출마가 가능할 것”이라며 거액 후원금 모금을 문제삼았다.
클린턴·부시 집안 아니면 누가 …”
하트 전 민주당 의원 ‘돈 선거’비난
공화는 젭 부시·워커·크루즈 3파전
반면 클린턴 전 장관의 맞수로 거론됐던 공화당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아직 당내에서 확실한 대세론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선 공화당 후보군중 선두지만 일부 조사에선 스캇 워커 위스컨신 주지사에 밀리는 등 확실한 당내 1등은 아직 아니다. 골수 보수표인 티 파티와 개신교계 표심 및 공화당 후원그룹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해서다. NYT는 “부시 전 지사가 보수 개신교 지도자들과 친이스라엘 매파 등 다루기 까다로운 이념적 진영과 씨름을 하고 있다”며 “당내 인사 등에 따르면 형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2000년 공화당 경선에서 보여준 초반 세몰이와는 크게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공화당 주자들을 후원해 왔던 일부 ‘큰 손’들도 부시 전 지사에게 몰아주기 보다는 분산 투자에 나서고 있다. NYT에 따르면 뉴욕의 큰 손인 존 캣시마터디스는 부시 전 지사에게 5만 달러를 후원했지만 동시에 워커 주지사 조직도 지원했다.
NYT는 “일부 후원자들은 지금 한 사람 앞에 줄을 서기엔 너무 빠르며 부시 전 지사가 자신들의 지원을 당연하게 여기도록 만들어선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도 전했다. 그래도 부시 전 지사 측은 e메일 파문 이후 클린턴 전 장관과의 격차가 조금씩 줄고 있는데 기대감을 보인다. 보수 성향이 뚜렷한 폭스뉴스 여론조사에서 부시 전 지사는 클린턴 전 장관과 동률로 나왔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